월가 애널리스트, 3분기 이익 추정치 잇단 하향 조정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세계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대폭 낮아지고 있다.로이터통신은 "최근 수 주간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예상치를 깎아 내렸다"며 "이는 무역전쟁과경제둔화, 장단기 금리차 역전 등 채권시장의 불길한 징조와 고군분투하는 투자자들에게 암울한 그림"이라고 전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3분기 미국 S&P500지수 기업의 순익 증가율이 마이너스 3.2%를 기록하고, 4분기에는 4% 미만의 증가율을 나타내 올해 전체 증가율이 1.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1월 내놓은 순익 증가율 전망치가 6%를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전체적으로 순익이 급감할 것으로 본 결과다. 특히 올해 '순익 감소'를 전망한 분석가도 일부 있었다. 지난 1월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4분기 순익 증가율 전망치를 약 10%로 제시했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에너지·IT·소재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산업의 3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5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고 IT기업의 경우 10.92%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먼 캐미컬의 마크 코스타 최고경영자(CEO)는 "4~5월 초까지 모두가 하반기에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반기 경기회복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9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려던 3000억 달러 중국 수입품 목록에서 일부 품목에 대한 부과 시점을 연기해 증시가 급등한 데서 볼 수 있듯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은 증시에 호재가 되겠지만, 연기결정 만으로는 이미 부과된 관세로 인한 비용 압박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또 노동 비용 및 상품 가격 상승, 달러화 강세가 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달 캐터필라는 순익 전망치 하향의 원인에는 관세뿐 아니라 인건비상승도 있다고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헬스케어나 금융 등 서비스업은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아직까진 다른 국가들에 비해 탄탄한 미국 내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S&P500 기업들 중 124개 기업이 "관세가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지난 1분기엔 88개 기업이 관세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바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