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 등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6개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의 2분기 총 이익이 39%나 줄면서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 및 KLA,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톱5' 반도체 장비 업체들을 기준으로도 2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급감했다. 이들 업체는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1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2분기 반도체 시스템 분야에서 영업이익 5억7900만 달러(약 7057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억9200만 달러)보다 41.6%나 감소한 수치다.
도쿄일렉트론도 2분기 영업이익이 41.3% 쪼그라든 425억 엔(약 4937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판매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식각장비 최대 강자인 램리서치의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9억5800만 달러를 기록한 램리서치의 이익은 올해 6억1700만 달러로 35.6% 줄었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단독 공급하고있는 ASML의 영업이익도 5억8400만 유로(약 6301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18.5% 감소했다. 상위 5개 업체의 실적은 1분기부터 이익이 20% 이상 감소했고 2분기에는 ASML을 제외하면 낙폭이 비슷하거나 더 커졌다.
국제 무역 갈등도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계획이 늦춰지고 있고 이 때문에 도쿄 일렉트론의 경우 2분기 순이익이 43%나 급감했다. 또 한일 무역갈등으로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도 투자 재개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동안 프로세서 반도체가 반도체 장비업체의 수익을 떠받치는 분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ASML의 경우 프로세서 반도체 수요 덕택에 올 한해 매출 예측치를 기존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 차세대 5G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전 세계적 투자 또한 스마트폰과 데이터 센터 수요위축에도 반도체 장비 매출을 어느 정도 유지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히타치 하이테크놀러지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사쿠라이 신지는 닛케이아시안리뷰에 "하반기에 투자가 회복될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장비재료산업협회(SEMI)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의 글로벌 장비 판매는 올해 지난해보다 18% 감소한 52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