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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전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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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전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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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김철훈 기자
최근 한국전력(한전)의 A이사와 지난달 4일 한전 소액주주들이 한전 이사진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내용을 얘기한 적이 있었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김종갑 한전 사장과 이사진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까지 고발해 파장이 크겠다 싶었다.

뜻밖에 A이사의 반응은 너무나 태연했다. 조금도 걱정하지 않으며 한전이 '100% 승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용 전기요금체계개편 건의도 그 대비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여유롭게 설명했다.

기자에게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일부러 자신감 있게 말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자 역시 A이사의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배임 혐의가 인정되려면 실적이 악화된 것과 별개로 경영진의 ‘고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A이사는 말하지 않았지만 한전 이사회가 두려워하는 것은 따로 있다. 국내 소액주주가 아니라 해외주주의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이다.

ISD는 해외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우리 산업부 관료들은 전기요금 결정권은 한전이 아닌 정부에 있다는 발언을 종종 해왔다. 해외투자자의 피해가 정부의 법령·정책에 의한 것이라는 근거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ISD는 국가들이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을 때 함께 도입한다. 그러나 한미 FTA에 삽입된 ISD 제도에는 ‘자동동의 조항’이 있어 투자자 보호가 더 강력하는 게 우리에겐 독소조항에 해당한다. 미국 투자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피할 길이 없는 셈이다. 한전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다.

한미 FTA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내 ISD가 이러한 특징을 갖고 있는데 미국투자자의 승소율이 거의 10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전방위로 국내외 악재에 직면해 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마저 정부의 '정책 미스' 등이 해외투자자에 빌미를 제공해 '국부 유출'의 먹잇감이 되지 않길 바란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