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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한수원 '원전 해체' 조기발주에 "탈원전 반대 무마용" 업계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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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한수원 '원전 해체' 조기발주에 "탈원전 반대 무마용" 업계 냉담

산업부, 2022년까지 1640억 규모 사업 조기발주...R&D 지원도 강화
원전업계 "세계 원전 해체시장 붐까지 아직 일러...업계·지자체 달래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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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기장군 고리 1호기 원자력발전소.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전 해체산업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1640억 원 규모의 원전 해체사업을 조기 발주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원전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26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제3차 원전 해체산업 민관협의회'를 열고 원전 후행주기 산업발전을 위해 정부와 한수원 등 원전 관계기관이 관련사업 발주를 서두르겠다고 밝혔다.원전 후행주기 산업은 원전해체,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 등을 말한다.

우리나라 원전산업은 건설, 설계 등 선행주기 중심으로 짜여져 있어 균형있는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에 가동 중인 원전 453기 중 30년 이상 된 원전의 비중이 68%에 이르고, 우리나라도 오는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원전이 12기에 이를 만큼 후행주기 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우선 고리 1호기 해체 등 각 단위사업을 세분화해 2022년까지 164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조기에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또 원전 해체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도 강화해 올 하반기 9개 과제에 총 79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밖에 정부는 원전 후행주기 우수기업 사례도 소개했다.

특수강기업 세아베스틸은 프랑스 원자력 운반·저장 전문기업인 오라노 TN과의 협력을 통해 최근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또 두산중공업 자회사인 두산밥콕 역시 지난 5월 영국 셀라필드와의 방사성폐기물 처리설비 공급계약을 발판으로 해외 원전 해체·방폐물 관리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정부는 소개했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향후 기업들이 원전해체, 방폐물 관리 등 후행주기 분야의 다변화된 신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를 희망한다. 정부도 R&D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전업계와 학계에서는 "탈원전 정책 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전시행정"이라며 "구체성이 부족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세계 원전건설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데 건설시장을 제쳐두고 규모가 훨씬 작은 해체시장에 주력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자력학계 관계자도 "원전의 설계수명이 다해 영구폐쇄를 한다고 해서 바로 해체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원전 해체시장 붐이 일어나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원전 폐쇄 후 20~30년 정도 그대로 두면 반감기로 해체비용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곧바로 해체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가까운 시일 내에 해체시장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설계, 시공에 비해 해체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고 국가안보와도 관련돼 있기 때문에 원전을 해체하려는 국가가 자국 기업을 두고 굳이 외국 기업에게 해체사업을 맡길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