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늘리는 한수원 '원전 색깔 지우기'?

여의도 10배 규모 새만금 수상태양광발전 승인 받아...영광에 영농병행 태양광발전 준공
독일 해상풍력발전기업 지분 14%도 인수...2030년까지 신재생 확대에 17조원 투자
종합에너지기업 변신 기대 속 "탈원전 속도 빠르다 본업에 충실해야" 원전업계 불만

기사입력 : 2019-07-1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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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예정부지.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발전 운영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적극 부응해 신재생에너지 등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어 원전업계가 기대 반, 우려 반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19일 재생에너지업계와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18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는 한수원의 전북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은 오는 2025년까지 민간자본 4조 6000억 원이 투입돼 총 2.1기가와트(GW)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이다.

전북 군산시와 부안군 새만금사업지역 내 새만금호에 약 30㎢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9.6배에 이르는 면적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약 1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2.1GW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수상태양광 1.3GW의 약 1.6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발전량이다. 또한 현재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중국 화이난(淮南)시 수상태양광 발전단지의 150메가와트(㎿)보다 14배 많은 발전 규모이다.

한수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공유수면 사용허가 등 인·허가를 완료하고, 우선 300㎿ 규모의 수상태양광 시설과 계통연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해 별도의 전담조직도 신설했다"면서 "새만금지역을 중심으로 서남해권역을 한수원의 신재생에너지 전진기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원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9일에는 전남 영광군 한 농지에 국내 최초로 100킬로와트(㎾) 규모의 '한국형 영농병행 태양광발전시설'을 준공했다.

영농병행 태양광발전시설은 농지 표면에 높은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모듈 간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햇빛이 잘 들도록 하고, 트랙터 등 농기계도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한 구조물이다.
한수원은 영광군의 영농병행 태양광발전 1호를 시작으로 추가 시설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또한 한수원 이사회는 지난 달 260억 원을 투자해 국내 한 금융사와 함께 독일 해상풍력발전사의 지분 14%를 인수하는 사업안을 의결했다.

한수원은 "해상풍력발전 선진기술을 국내에 전파하기 위한 투자"라고 밝히며 "독일 정부의 보조금 지급대상 사업이라 투자금 회수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재생 에너지사업 확대에 나선 한수원은 오는 2030년까지 태양광발전 9조 4000억 원, 풍력발전 8조 3000억 원을 투자해 태양광 5.4GW, 풍력 1.7GW의 신재생 발전설비 용량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한수원의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을 산림훼손 등 자연파괴 문제, 주민 반발의 지역민원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이다.

더욱이 태양광, 풍력발전을 확장한다고 본업인 원전을 저버린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한수원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한수원의 발전원별 설비 점유율은 원전(80.4%), 수력·양수발전(19.5%)인 반면, 태양광과 풍력은 0.1%밖에 안된다.

그러나 정작 원자력업계는 국내 유일의 원전운영 공기업인 한수원이 지나치게 빨리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산업은 설계, 시공, 운영, 해체 등 통상 60년 정도의 전 주기가 모두 갖춰져야 산업생태계가 유지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가는 것은 맞지만 지금의 탈원전 정책은 '속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늘어날 신규 원전은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신고리 5·6호기 정도이지만, 오는 2030년까지 고리 2호기와 월성 4호기 등 기존 원전 10기가 설계수명을 다한다. 신한울 3·4호기는 1조 원 가까이 들여 10% 넘는 공정을 보였지만 건설이 중단됐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원전업계는 해외원전 건설 수주가 계속 실패한다면 원전 관련 일자리는 2030년까지 3100여 개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한수원의 전체 정규직 직원 수는 1만 2031명에 이른다.

다른 원전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탈원전은 전문인력 해외유출과 함께 이에 수반되는 기밀정보 유출, 업계 종사자의 사기 저하와 기강 해이, 안전사고 발생, 해외 발주처의 불신으로 이어져 해외원전 사업 수주 실패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정재훈 사장이 회사명에서 '원자력'을 빼는 방안을 검토하다 논란이 일자 '결정된 바 없다'며 한발 물러선 적이 있었다"고 전하며 "실적 악화와 안전사고, 정보 유출 등 국민의 '원전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 사장은 '정부 코드 맞추기'에 급급하기 보다 국내 유일 원전운영기업 본연의 책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도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원전 설비용량은 오는 2027년까지 늘어난다", "한수원은 탈원전을 하고 있지 않다"고 업계의 우려를 일축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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