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고조되는 중동 긴장감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만간 이란에 대한 제재가 상당폭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석유를 수출하지 못할 경우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을 폐쇄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관리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에 따르면 2018년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매일 2100만 배럴의 석유 및 석유 파생상품(전세계 석유 및 석유 파생상품의 21%)이 출하됐다. 이 가운데 76%가 중국, 인도,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로 향했다.
특히 중국은 수입 석유의 42%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웨이트, 이라크, UAE 등으로부터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매일 140만 배럴의 석유와 파생상품을 수입한다.
카타르는 최대 LNG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서 주고객인 동아시아 국가에 제 때 LNG를 제공하기 위해선 중동지역의 안정이 필수적이다.
이런 사정으로 이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전 세계 에너지 가격 급등이 불가피하고 특히 중동지역에서 석유와 LNG를 함께 수입하는 국가들에게 피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경로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07년에 페르시아만 석유가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도록 하는 파이프 라인 건설에 돌입했다. 이 사우디 페트롤라인(동서 파이프라인)은 750마일 길이로 동쪽의 유전에서 서쪽의 홍해 얀부항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
UAE는 올해 초 호르무즈해협 우회를 위해 SK건설과 UAE 북동쪽 해안에 위치한 푸자이라(Fujairah)의 지하 암반에 총 4200만 배럴 규모의 지하 원유비축기지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세계최대 원유 저장 시설이다.
에너지 안보 전문가인 오미드 쇼크리 칼레사르는 14일 유나이티드 월드 기고에서 최악의 경우 중동지역의 충돌 또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조치가 현실화하면 전 세계가 심각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해협 폐쇄를 반대하는 국제적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