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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데이터 사용량 따져보니…무제한요금제 안 써도 괜찮은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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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데이터 사용량 따져보니…무제한요금제 안 써도 괜찮은데 왜?

5월 5G 가입자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 전달보다 감소한 월 18.7GB
5G 폰 가입자 조건으로 데이터 무제한…사용량 적은 가입자 비중 80%
이통사 초기 마케팅…5G 단말 저렴한 대신 6개월간 최고 요금제 요구
5G 커버리지 논란 지속…5G폰으로 LTE 요금제 갈아타는 방법도 등장

4일 과기정통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5월 5G 가입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8.7GB로 전월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4일 과기정통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5월 5G 가입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8.7GB로 전월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통신 3사의 상당수 5G 스마트폰 사용자가 본인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훨씬 초과하는 고가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5월 한 달간 데이터 사용량을 분석해 본 결과 전달 대비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오히려 감소했지만 5G 가입자들은 무제한 고가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무제한 요금제는 월 10만원이지만 SKT의 5GX스탠다드나 LG유플러스의 5G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7만5000원에 불과하다. 가입자들의 80% 이상이 이통사들의 저렴한 5G 단말기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최소 6개월 이상 무한요금제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약정가입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와 과기정통부의 최근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5G 가입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8.7기가바이트(GB)로 전월의 22.9GB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보다 5월에 개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진 현상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 직후에는 새로운 통신망이나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 층의 가입 비율이 높아 데이터 사용량이 많았다”면서 “2개월차에는 일반 고객들도 5G로 옮겨오다 보니 상대적으로 데이터 사용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5G폰 사용자가 매월 이 평균치 수준의 데이터를 사용한다면 월10만원을 넘나드는 비싼 무제한 요금제보다는 7만5000원 수준의 중간치 요금제만 사용해도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 SKT는 자사 5G이통 고객들을 대상으로 월 7만5000원에 데이터 200GB를 제공하는 '5GX 스탠다드'를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월 7만5000원의 요금에 200GB를 제공하는 '5G 스탠다드'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통신3사에 따르면, 현재 5G이통 가입자의 50% 이상이 평균 10만원대의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통3사 5G 요금제이미지 확대보기
이통3사 5G 요금제
이통3사의 5G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80% 가까이에 이른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각 사의 5G 가입자 중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비중이 각각 85%, 70%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1일 황성진 현대차증권 수석연구원 역시 기업분석을 통해 “SK텔레콤의 5G 가입자 중 5GX프라임(9만5000원) 이상 선택비중이 50%를 상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5G 가입자들이 본인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보다 웃도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을 선택하는 데는 이통사들의 5G 초기 마케팅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은 5G 단말을 매우 저렴하게 제공하는 대신, 일정 기간 최고가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의무 조건을 거는 경우가 많다. 고객들은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과 별개로 일단은 고가 요금제를 택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5G 스마트폰을 산 후 6개월 뒤 LTE 요금으로 갈아타는 사례들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일단 5G 스마트폰을 프로모션 가격 하에 저렴하게 산 후 6개월의 요금제 조건이 끝난 후 LTE 요금으로 변경하는 방법과 가능 여부 등에 대한 게시글이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다.

현재 5G망 커버리지가 완전하게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라 5G망을 사용해도 LTE 대비 속도가 확연하게 빠르거나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이에 차라리 같은 데이터 무제한이더라도 2~3만원 더 저렴하고, 3GB 기본 데이터에 속도 제어로 무제한 사용 가능한 3~4만원대 저가 요금이 존재하는 LTE 요금제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요금제 변경을 위해서는 5G 스마트폰에 끼워진 유심을 빼서 LTE용 공기계에 꼽아 LTE 요금제로 변경한 뒤, 그 유심칩을 다시 5G 폰에 끼우면 된다. '유심기변'을 활용한 방법이다.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5G폰을 구입한 후 요금제 변경이 가능해질 때 LTE 요금으로 변경은 가능하나, 이럴 경우 5G 속도로 사용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이통 3사 모두 6개월의 요금제 유지 조건이 끝나면 '유심기변' 방식으로 위약금 없이 요금제를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