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 시간) 닛케이 아시안 리뷰에 따르면 에칭 재료를 생산하는 스텔라 케미파와 쇼와 덴코사의 주가는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수출규제를 발표한 뒤 2일 현재 1% 가량 하락했다.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주가는 3일 정오 현재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발표가 있기 전보다 3% 넘게 떨어졌다.
반면 삼성전자의 미국 경쟁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웨스턴 디지털은 1일(현지 시간)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했다.
업계에선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생산 지연이 현실화할 경우 메모리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반도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의 특성상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대체제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설사 찾더라도 반도체 업체가 이를 인증하는 데 상당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아츠시 오사나이 일본 와세다 경영대학원 교수는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한국의 제조업 분야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이번 제재는 일본 기업들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로부터 유일한 승자는 중국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로 일본 기업들이 사업기회를 잃을 뿐 아니라 공급망 붕괴는 한국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일본 완제품 업체들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한국 기업들에게 이번 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은 내년부터 반도체, OLED, 전기차 분야 핵심 소재 일부를 국산화하기 시작하는데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해외 의존도가 컸던 이들 소재의 국산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