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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북-중 관계는 혈맹 아닌 비즈니스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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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북-중 관계는 혈맹 아닌 비즈니스 관계"

군사 이념적 교류는 거의 없어…최근 10년간 균열

북한을 방문한 중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북한을 방문한 중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할 당시 북한과 중국의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다루는 특집 기사를 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0일 1면에 '형제적 중국 인민의 친선의 사절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제하의 사설을 냈다.
사설은 "시 주석이 복잡한 국제관계로 중대한 과제들이 나서는 속에서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중국당과 정부가 조·중(북·중)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월이 아무리 흐르고 산천이 변한다고 해도 절대로 변할 수도 퇴색될 수도 없는 것이 조·중 인민의 친선의 정이고 단결의 유대"라며 오른쪽 상단에는 시 주석의 사진과 함께 자세한 약력을 소개했다.

또 별도 기사를 통해 1949년 김일성 주석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행사 참석차 처음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저우언라이·덩샤오핑 등 중국 지도자들과 만난 이래 70년간 이어진 양국 간 최고 지도자들 사이의 교류 역사를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전날 노동신문에 실은 시 주석의 기고문을 1면 오른쪽 상단에 실었다.

3면엔 '중·조 관계의 신시대 물결이 나아가다-시진핑 주석 기고문이 열렬한 반향을 일으키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전통적인 중·조 우호를 회고했을 뿐만 아니라 신시대 양국 관계의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동신문이 1면에서 해외 지도자들의 기고문을 게재한 것은 197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북한 측이 시 주석 방북과 북·중 우호관계를 고도로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주석의 방북은 중국의 현직 최고 지도자의 방북으론 14년만의 일이었고 시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은 이번이 5번째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북중 정상의 행보가 과거 냉전시대 혈맹 관계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은 공교롭게도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불과 일주일 정도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현재 두 나라는 각각 미국과 외교적 교착상태에 놓여있다. 중국은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고 북한은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두 나라는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 정상의 만남은 미국과의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북중 관계의 견고함을 과시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려는 공통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캐리 황 중국문제 전문가는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에서 북-중 관계가 비록 돈독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혈맹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 나라의 관계가 피상적이라는 근거로 군사와 이념 분야에서 양국의 교류가 거의 없다는 점을 들었다.

국방 측면에서 공동 군사훈련이나 방어 훈련이 전무하고 이념 측면에서도 당 조직간 교류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2006년 자신들의 첫 핵실험 이후 전개되고 있는 미국 주도의 유엔 대북제재에 중국이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불만과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과거 항일 투쟁과 6·25전쟁 등을 통해 쌓았던 양국 공산당 지도자들 사이의 형제적 결속은 최근 10여년간 생긴 균열로 깨진 상태라는 진단이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