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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영국 BBC “DMZ 북·미 정상 만남은 이벤트성이 아닌 사실상 3차 회담”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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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영국 BBC “DMZ 북·미 정상 만남은 이벤트성이 아닌 사실상 3차 회담”평가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위원장(오른쪽)이 북측 지역으로 넘어갔다가 회담을 위해 다시 남측으로 내려오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위원장(오른쪽)이 북측 지역으로 넘어갔다가 회담을 위해 다시 남측으로 내려오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DMZ(비무장지대)에서 만난 것을 보여주기 이벤트가 아닌 사실상 확대회담만 빠진 세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졌다고 평가하며 시간대별로 상세하게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오후 한국과 북한을 가르고 있는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한 뒤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경계선을 걸어 넘어 북측에 들어갔다. 이어 김 위원장이 트럼프와 나란히 경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들어갔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가 “다시 만나 기쁘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트럼프를 불러들이는 듯 한 모습을 보였고, 이에 화답해 트럼프가 경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들어갔다. 두 정상은 10보정도 더 북한 측으로 넘어간 후 다시 악수를 나눴다.

만면의 미소를 띤 김 위원장은 “다시 만나 뵙게 돼 다행입니다. 설마 이 장소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통역을 통해 트럼프에게 말했고, 트럼프는 “힘든 순간이지만 훌륭한 전진이다”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담소를 나누면서 경계선 남쪽으로 내려왔고 그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다. 김 위원장도 함께 선 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경계선을 넘어선 것은 “정말 역사적이며 훌륭하고 명예로운 것”이라며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악수를 나눴다.

북·미 정상회담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올해 2월 하노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하노이 회담은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 진전 없이 결렬됐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판문점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도 악수를 나누며 환담했다.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 참석한 트럼프는 29일 미리 예정된 방한을 앞두고 트위터에서 “만약 북한의 김 위원장이 보고 있다면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도 좋지만 단지 악수하고 안녕이라고 하는 것뿐(?)”이라고 제안하고 있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설령 회담이 이뤄지더라도 내실이 따르지 않는 ‘보여주기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는 시각이 있지만 앞으로 ‘후속 회담진전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두 정상은 이어 판문점 남측에 있는 한국 측 시설 ‘자유의 집’에서 기자단 앞에 나란히 앉았다. 김 위원장은 자신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는 곧 자신들이 편한 마음으로 긍정적 답변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향후 우리의 모든 논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김 위원장과 마주 섰을 때 경계를 넘어오도록 초청받았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트위터에서 이 회담을 제의한 것을 언급하고 김 위원장을 향해 “만약 당신이 오지 않았다면 언론은 내가 체면치레라고 비판했을 것이다. 당신 덕분에 둘 다 체면이 섰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우리는 훌륭한 관계를 맺었다. 정말 2년 반 전인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이 어땠는지 살펴보면 아주 나쁜 상황에서 한국이 세계에게 북한에 있어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들어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은 즐겁다”고 김 위원장에게 말했다.

또 기자와 정부관계자가 뒤섞인 현장의 영상을 BBC의 기자들이 확인한 결과, 트럼프는 보도진이 있는 앞에서 김 위원장에게 “지금 이 자리에서 백악관에 초대하고 싶다”라고 말을 건 모습이 포착됐다. 트럼프는 정상회담 후 이 점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것이 잘되면 언젠가는 무엇이든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만남을 두고 사전 실무회담도 없어 정상회담이 이뤄지더라도 기념촬영 기회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불과 몇 분이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 비공개 정상회담은 약 50분간 이어졌다.

회담 후 문 대통령과 기자단을 앞에 둔 트럼프는 “아주 좋은 회담이었다. 대단히 협조에 확실한 내용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빠름이 목적이 아니라 북·미 동시에 포괄적인 좋은 합의를 목표로 상세를 결정하기 위해 2~3주 내에 실무회담을 재개하는 것을 김 위원장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군사분계선을 북측으로 넘어간 경위에 대해서는 자신의 경계를 넘어달라고 김 위원장에게 물었더니 김 위원장이 영광이라고 답해 응했다고 설명했다.

협상단에는 누가 참석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는 북측 협상단에 대해 중심인물은 아직 그대로 있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 협상단은 한국 조선일보가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가 하노이 회담 파탄의 책임을 물어 총살형을 당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대북 제재에 대해 묻자 해제를 하고 싶지만 지금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북측은 그동안 비핵화 회담 진전의 전제로서 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다. 한편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평화에 대해서 한반도의 8,000만 명이 희망을 부여 받았다고 회담의 성과를 평가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