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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비오는 날 조선소에선 어떤 업무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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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비오는 날 조선소에선 어떤 업무를 할까요?

제주와 호남 지방에 큰 비가 내리는 등 장마가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큰 비가 내리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생겨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다. 조선업계도 마찬 가지다. 비오는 날 조선소는 무슨 일을 할까?

비가 오는 날이면 조선소는 선박 건조를 하는 평소와는 달리 건조상황을 점검하는 일을 주로 한다. 통상 6월 말~7월 초에 장마가 시작되면 바다 인근에 있는 조선소들은 비와 파도 때문에 선박 건조를 하기 힘들다.
배의 건조는 외부 갑판에서 하는 작업과 내부(탱크, 엔진룸, 선실)에서 하는 일로 나뉜다.

비가 오기 때문에 외부에서 하는 ▲용접 ▲도장(페인트칠) ▲기자재설치 업무는 모두 중단된다. 대형 크레인의 운용은 불가능해지는 탓이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중인 선박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중인 선박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건조 업무는 중단되지만 외부에 있는 파이프나 장비위에 비가 스며들지 않게 덮개를 씌우는 업무를 한다. 보통 이런 장비들은 설치 전에 다 덮개가 장착돼 있지만 덮개가 벗겨진 채로 설치를 기다리고 있는 장비들도 있기 때문이다.

선박에 설치되는 파이프들은 스테인리스 재질이지만 파이프의 외부가 스테인리스여도 내부는 스테인리스 재질이 아닌 경우가 더러 있다. 이는 파이프의 용도가 다양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부가 스테인리스 재질이 아닌 파이프에 빗물이 스며들면 파이프는 내부 부식이 진행되고 결국 설치가 다 끝나고 테스트를 했을 때 파이프에서 액체가 새는 결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비오는 날 업무는 모든 파이프와 장비에 대한 덮개를 씌우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PG운반선의 엔진룸 위치 이미지. 사진=현대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PG운반선의 엔진룸 위치 이미지. 사진=현대중공업

비오는 날만 할 수 있는 업무도 있다. 엔진룸 내에 물이 흐르거나 고이는 곳을 찾아 선체를 조정하는 일이다.

배가 정상으로 건조되고 있다면 엔진룸 내부의 물은 설치된 장비들에 간섭을 하지 못한다. 만약 물이 장비에 간섭을 하면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장비 주위에 얇은 철판을 둘러 보호하기도 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엔진룸 하부는 선실과는 다르게 조금씩 기울어져있다. 내부에 물이 찰 경우 한쪽에 고여 있어야 나중에 청소하기가 수월하고 여러 장비들에게 끼칠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설계대로 ‘예상된 장소에 물이 고이는지’, ‘습기가 찰 때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지’ 와 같은 사항을 점검하는 것은 엔진룸 내부에 물이 고일 때만 확인할 수 있는 업무들이다. 비오는 날 외부에서 작업을 하는 모습이 있으면 선주가 으레 화를 내는 이유이다. 자기가 인수할 배인데 기상조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작업을 수행하면 배의 전체적인 품질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은 평소와는 다르게 그동안 한 건조작업 전체를 점검하는 날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