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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빈농 아들’에서 ‘억만장자’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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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빈농 아들’에서 ‘억만장자’ 되기까지

포브스 아시아 “호반건설 계열사 합병으로 순자산 18억달러 늘어”
장남 김대헌 부사장 경영승계 구도 탄탄 ‘그룹 지배력 낙관’ 전망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호반그룹의 김상열(58) 회장이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의 아시아판인 포브스 아시아가 선정하는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일부 계열사를 합병한 호반건설의 순자산이 18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로 2배 크게 늘어나면서 억만장자 명부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포브스 아시아는 최근 ‘한국의 건설사업가, 기업공개를 통해 빈농에서 억만장자를 노리다(Ahead Of Potential IPO, South Korea Builder Mints New Billionaire From Poor Farming Family)’ 기사를 통해 김 회장의 사업성공 스토리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이 매체는 호반건설이 당초 올해로 한국 자본시장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자회사인 ㈜호반을 합병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불과 9일 만에 인수계획을 백지화하고, 최근 한국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 등 침체 등 악재로 호반건설의 자본시장 진입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아시아 포브스는 분석했다.

호반건설이 인수 준비작업을 하면서 대우건설의 실적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해외손실을 알게 되면서 손을 뗀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아 포브스는 “김상열 회장이 전라도의 가난한 농가에서 출생해 불과 28세의 나이에 자본금 9만 5000 달러도 안 되는 호반과 직원 5명으로 창업했다”고 소개한 뒤 “1997~1998년 외환위기 때 (부동산) 가격이 사상최저 수준일 때 싹쓸이해 사업을 확장했고, 2008년 글로벌 위기 때도 주거용 주택으로 다시 사업을 했다”며 성공 배경을 설명했다.

호반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해 김 회장의 30대 초반 인 김대헌 호반건설 미래전략실 대표(부사장)가 최근 부사장으로 승진한 사실과 현재 회사 지분(54.73%, 2018년 말 기준) 보유 현황을 언급했다.
포브스 아시아는 “김 부사장이 아버지의 후원에 힘입어 회사 지분을 상속받았고, 여전히 부친의 총애를 받고 있어 앞으로 호반그룹 전반의 경영 지배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현재 호반건설의 전체 지분 가운데 김 부사장 외에도 김 회장 10.51%, 김 회장의 부인 우현희씨 10.84%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은 76.08%에 이른다.

김상열 호반 회장의 성공신화는 건설업계뿐 아니라 재계 전체에서도 널리 회자될 정도로 입지전적인 내용을 자랑한다.

전남 보성 태생인 김 회장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6년만에 고등학교를 졸업, 독학으로 광주 조선대학교 건축학과를 나온 뒤 중소건설사를 거쳐 자본금 1억원으로 작은 건설사를 창업했다.

광주를 기반으로 아파트 분양사업에 뛰어들어 기반사업을 다져가던 김 회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때 기업들이 줄도산하던 당시 상황에 반대로 공격적인 투자로 부동산을 헐값에 매입해 임대아파트 사업을 전개하면서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임대주택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했고, 2005년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로 서울에 진출해 본격적인 아파트 자체 시행·시공 사업으로 시장 영역 확장과 함께 기업의 입지를 넓혔다.

이 과정에서 ‘분양률 90% 룰’, ‘무차입 원칙’으로 안정과 내실을 앞세운 경영을 고수해 김상열 회장만의 경영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주택 외에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골프장과 리조트, 쇼핑몰, 미디어 등으로 ‘호반 영향력’을 강화했다.

성남 판교신도시에 스트리트몰 ‘아브뉴프랑’ 개점, 여주 스카이밸리CC,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 등 국내외 골프장 매입, 광주·전남 지역민방 ‘광주방송’ 인수에 이어 지난해 리솜리조트, 중국 웨이하이리조트를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호반건설을 포함한 호반그룹은 지난해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 호반그룹의 경영실적은 총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 1조 6000억 원, 영업이익 3800억 원, 당기순이익 3120억 원을 기록, 전년도의 매출 2조 5800억 원, 영업이익 7860억 원, 당기순이익 6000억 원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이와 관련, 호반건설 관계자는 "공시자료의 실적은 지난해 12월 합병에 따른 피합병법인(호반건설)의 실적이 제외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반은 현금과 현금성자산 규모가 지난해 6260억 원(전년도 3060억 원), 재고자산 용지 4030억 원(전년도 3060억 원), 유형자산 토지 1770억 원(전년도 1080억 원) 등에서 알 수 있듯 여전히 ‘알짜 기업’이다.

부채 비율도 김상열 회장의 지분이 담겨 있는 주요 계열사인 호반건설이 13.30%, 호반산업 38.66%로 초우량 상태를 과시하고 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