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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전고투' 진에어, 국토부 제재 해소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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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전고투' 진에어, 국토부 제재 해소는 언제쯤?

진에어 B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이미지 확대보기
진에어 B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진에어가 11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제재에도 지난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악전고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 해소 시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4월 조현민 전 부사장이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지탄을 받은 데 이어 그가 미국 국적 보유자이면서 지난 2010년부터 7년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이 드러나 면허취소 위기에 봉착했다.
옛 항공법 제114조 제5호, 제6호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외국인 임원 재직은 항공운수업 면허 결격 사유다. 이에 진에어와 노동조합은 정부에 탄원서를 내고 장외 집회를 열어 여론전을 펼쳤다. 이런 노력 끝에 진에어는 면허취소를 면했지만,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진에어에 신규 운수권 불허·신규 항공기 도입 제한 등 경영 확대 금지 조치를 내렸다.

국토부의 제재로 진에어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진에어는 지난 2월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과 5월 중국 노선 운수권 추가 배분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경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알짜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새 항공기를 도입하며 수익 기반을 닦을 때 진에어는 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진에어는 국토부의 제재 속에서도 지난 1분기 2901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전년 동기에 비해 약 3.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509억 원)과 당기순이익(318억 원)은 각각 4.1%, 21.1% 줄었다. 진에어는 실적 개선 모멘텀이 보이지 않은 등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진에어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사회 개편 등 나름의 경영문화 개선 노력이 있는 만큼 제재 완화에 대해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면허 취소 위기를 겪게 한 장본인인 조 전 부사장이 지난 10일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 복귀를 선언하면서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가 더 길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진에어 노조는 "그동안 진에어 노조와 회사는 제재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고, 희망의 불빛이 조금씩 보이는 상황이었다"면서 "진에어 사태 장본인의 지주사 한진칼 임원복귀는 진에어 전 직원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는 끔찍한 처사"라고 성토했다.

노조 측은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임원 복귀는 외국인 신분으로서 진에어 직접 경영의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라면서 "조 전 부사장은 회사와 직원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이 17억 원의 퇴직금을 챙겨 나간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경영자"라고 비판했다.

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