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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퀄컴·인텔, “화웨이 제재 재검토를” 로비...그럴 만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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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퀄컴·인텔, “화웨이 제재 재검토를” 로비...그럴 만한 이유는?

화웨이 부품 구매액 83조원 가운데 13조원은 퀄컴·인텔 등으로
퀄컴, 스파이 활동 의혹속 통신장비 제외…스마트폰 칩 판매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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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인텔,자일링스가 미국 정부에 화웨이 제재를 재검토해 달라고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에 대한 대대적 제재 조치를 준비중인 트럼프 행정부로선 상당한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로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DB)
퀄컴,인텔,자일링스가 미국 정부에 화웨이 제재를 재검토해 달라고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에 대한 대대적 제재 조치를 준비중인 트럼프 행정부로선 성당히 두려운 로비가 아닐 수 없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각) 퀄컴과 인텔이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부과한 모든 규제 조치에 대해 좋지 않다는 것을 납득시키려는 차원의 로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구글, 퀄컴, 인텔 등 화웨이 최대의 미국 사업 파트너들이 트럼프의 규제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신속히 밝힌 직후 나왔다. 보도는 또한 이같은 로비활동이 하웨이의 통상적 로비조차 없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가 자사 핵심 기술과 매출흐름에 미칠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고 밝히려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분명 퀄컴과 인텔은 화웨이를 도우면서 이런 정치적 혼란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 ‘조용히’ 로비를 해 왔고, 이는 반도체 업체와 다른 많은 미국 기업들에게 간접적으로 많은 돈을 지불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퀄컴과 인텔이 화웨이를 두둔하는 이유는...스마트폰에라도 부품 공급 기대?

한 추정에 따르면, 세계 2위의 스마트폰 공급업체 화웨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미국에서 생산된 다양한 부품에 110억 달러(약 13조600억원) 이상을 썼는데 퀄컴과 인텔은 자연스럽게 그 돈의 상당 부분을 받고 있다.

이 두 기업, 그리고 유사한 상황에 있는 다른 기업들이 워싱턴 당국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지난달 나온 논란속의 행정명령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 없는 기술”을 배제하도록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퀄컴은 화웨이 5G 네트워크 장비와 달리 보안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려운 스마트폰용 칩을 화웨이에 계속 팔고 싶어 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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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화웨이의 스파이 활동 의심을 받는 통신장비 외에 스마트폰용 칩을 공급하고 싶어한다.(사진=글로벌 이코노믹 DB)
반면 구글은 이 문제를 좀 다르게 접근했다. 구글은 화웨이 자체적으로 개발중인 보안이 허술한 안드로이드 대체용으로 자체 개발한 훙멍 운영체제(OS) 의 확산을 막고 사업을 계속하길 원하고 있다.

결국 이 두회사 노력의 목표는 미국 기업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주장에 설득돼 중국과의 무역전쟁의 공세 수위를 낮출지는 미지수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미국내에서 막대한 손해를 보는 유일한 모바일 관련업체는 화웨이만이 아닐 수 있다.

■화웨이 “지난해 부품 구매액 82조원 가운데 13조원이 미 부품 공급사 몫”

보도는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 지난달 말 미국 최고의 반도체 메이커 인텔과 자일링스사 경영진이 미 상무부와 모임을 갖고 화웨이의 블랙 리스트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행정부의 화웨이 등 블랙리스트에 오른 업체에 대한 금수조치로 미국 반도체 공급사들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특별 승인 없이는 부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퀄컴도 이 문제로 상무부를 압박했다고 네 명의 소식통이 입을 모아 말했다.

반도체업체들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서버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화웨이 사업부는 흔히 사용되는 부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회사의 5G통신망 장비같은 보안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식통 가운데 한 명은 “로비는 화웨이를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 기업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금수조치는 예상보다 많은 300억달러(약 32조 6000억원)의 매출을 쓸어가 버리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화웨이의 부품 구매액 700억 달러(약 83조1200억원) 가운데 110억 달러(약 13조6000억원)는 퀄컴,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으로 돌아갔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사람은 “예를 들어 퀄컴은 화웨이에 휴대폰이나 스마트시계 같은 일반 기기용으로 계속해서 칩을 출하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익단체인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기업들 대신 이들이 금수조치를 따르도록 하기위해 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주선했으며, 이에따라 기업들이 받게 될 충격에 대해 관리들에게 브리핑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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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기업1위 인텔 로고

지미 굿리치 SIA글로벌 정책담당 부사장은 “국가 안보와 관련 없는 기술에 대해서는 행정명령 범위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며 “우리는 이 같은 견해를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금수조치는 미국의 중국 기업 스파이, 지적재산권 도용, 강요된 기술 이전 의혹으로 시작돼 수개월 간 이어져 온 미중 무역전쟁 종식 협상이 결렬된 직후 나왔다.

량화 화웨이 회장이 이달 초 중국에서 기자들에게 “화웨이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 서비스를 판매 중인 구글조차도 화웨이에 물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옹호했다”고 말했다.

알파벳의 계열사인 구글은 성명서를 통해 자사는 화웨이가 새로운 규칙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무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 관계자는 “규제 요건의 범위와 관련해 기업들의 문의에 흔쾌히 응하고 있다”며 이 기업들과의 대화가 “법 집행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인텔, 자일링스, 퀄컴은 언급을 피했다. 화웨이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앤드루 윌리엄슨 화웨이 홍보담당 부사장은 멕시코에서 가진 한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특별히 자사를 위해 로비를 해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화웨이가 주요 고객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욕심 때문에 하고 있다”면서 “칩 제조사들은 화웨이를 차단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측통들은 “미국 반도체 공급사들이 본질적으로 스파이, 도둑, 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으로 보이고 싶진 않으면서도 동시에 좋은 고객을 잃고 다른 공급사를 개발하도록 독려받게 되는 상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난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무도 퀄컴,인텔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화웨이의 생각을 잘 아는 두명의 소식통은 “또한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 자신은 이 문제와 관련, 워싱턴에서 전통적인 로비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는 것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량 부장은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나 “소통의 통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두 소식통은 “화웨이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지 한 달 만에 이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와 아무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금수조치 이전부터 워싱턴에 대한 로비 활동을 줄이고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워싱턴 지사에서 대외담당 부사장을 포함한 직원 5명을 해고하고 로비 지출을 줄였다.

그러나 화웨이는 여전히 미국 정부의 주장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활발한 법적 투쟁을 벌이고 홍보활동을 펼쳤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차원에서 잇따라 런정페이 회장이 인터뷰를 가졌고 미국 주요 신문에 전면 광고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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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기업1위 인텔역시 화웨이에 대한 물리적 제품 수출에는 어려움이 일 것이다.(사진=인텔)

분석가들은 화웨이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화웨이를 상대로 글로벌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자사의 위축된 영향력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사이버 전문가는 “화웨이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웨이는 미국에서는 정말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 아무도 화웨이에 호의를 베풀려고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의 대중 수출금지는 실질적인 반동을 일으켰다.

미 상무부에 로비를 하지 않고 있는 브로드컴은 미중 무역전쟁과 화웨이에 대한 수출 금지로 올해 20억달러(약 2조370억원) 규모의 매출 감소를 예상해 세계 반도체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0일부터 발효된 화웨이에 대한 금수조치 며칠 전 한발 양보했다. 즉 화웨이가 네트워크 및 장비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 부품을 구매할 수 있는 90일간의 임시 일반면허 제공기간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90일 동안(8월 20일까지) 화웨이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공을 유예토록 했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