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칼럼] 노무현 '베트남 발언'이 새삼스러운 이유

기사입력 : 2019-06-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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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17일 국회를 방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04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베트남 호찌민의 의류제조업체인 ‘한솔 비나’를 방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업은 좋은 곳에서 살아야지, 불리한 곳에서 도덕심 갖고 하는 게 아니다”면서 “안에서 경쟁력 떨어져 죽는 것보다 나가는 게 낫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대단히 중요할 수 있다. 말 한마디가 그대로 정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이렇게 해외진출업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기업을 바다 건너로 내몰겠다는 식이었다. 해외에서도 ‘반기업정서’였다.

노 대통령은 귀국해서도 비슷한 말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기업의 해외 이전이 산업공동화를 불러온다는 우려가 있는데,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외에 일반 제조업 중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능동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국내 연관산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밖으로 나가는 기업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분기 중 해외직접투자는 141억1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9%나 증가한 것이다. 분기별로는 ‘역대 최고’, 증가율로는 2017년 1분기 62.9% 이후 8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고 했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140.2%나 늘어난 57억9000만 달러를 기록, 분기별로는 ‘역대 최고’를 나타냈다.

기업들이 밖으로 나가면 일자리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고용 통계도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5만9000명이 증가했지만 제조업 고용은 7만3000명이나 감소했다고 했다. 제조업 고용이 줄어들면서 40대 취업자는 17만7000명이나 ‘마이너스’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통계도 있었다.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총매출액 695조6000억 원 가운데 65.9%가 해외매출로 나타난 것이다.

한경연은 매출 100대 기업 중 국내외 매출 구분이 가능한 64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해외 비중이 55%로 나타났다고도 밝히고 있었다.

기업들이 밖으로 나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온갖 규제로 장사를 하기 어렵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얘기만 들어봐도 알 수 있다. 박 회장은 언젠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숨을 내쉬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부에 ‘규제개혁 리스트’를 제출한 것만 39차례나 된다는 하소연이었다. 무려 39차례나 정부에 건의해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박 회장은 “생명·안전 규제는 더 강화되어야 하지만 다른 상당수의 규제는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준까지 갔다”고 꼬집고 있었다.

박 회장은 17일에도 국회를 방문, 여야 5당 원내대표에게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살아가기 팍팍한 것은 기업이나 국민이나 모두 마찬가지이고,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골병이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기업이 밖으로 나가면 일자리뿐일 수 없다.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도 같이 빠져나갈 수 있다. 그나마 얼마 남지도 않은 ‘비교우위’ 산업의 경쟁력까지 넘겨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데도 여전히 ‘반기업’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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