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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경영권 분쟁, 증권사가 백기사?

한진칼 경영권 분쟁, 증권사가 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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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지분 신고(2018년 11월 15일) 이후 외국인 지분율 변동 추이, 자료=유안타증권
한진칼과 행동주의 펀드와의 경영권 분쟁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증권사가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일명 강성부펀드)의 한진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의 만기연장계약을 취소하고, 증권사 리서치들도 한진칼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증권사의 이 같은 움직임이 한진칼 오너일가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을 연장하지 않았다.

앞서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와 엔케이앤코홀딩스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미래에셋대우에게서 지난 3월과 4월 각각 20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 가운데 절반인 200억 원은 12일이 만기다. 이날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연장되지 않았으며 200억 원을 상환했다.

다음달 22일이 만기인 나머지 200억 원의 주식담보대출도 만기가 연장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KCGI는 다음달 22일에 200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주식담보대출은 말그대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을 뜻한다.

주식담보대출의 현금상환이 KCGI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그 돈으로 다시 한진칼의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차입(레버리지)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등은 보통 레버리지를 최소 2배, 많으면 4배 이상을 일으키며 수익률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며 “만기연장을 못하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주식담보대출 만기연장 취소로 한진칼의 편에 설 가능성이 제기됐던 미래에셋대우는 경영권분쟁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3개월짜리 한진칼 주식담보대출로 보통 한달 전에 법인, 개인이나 담보대출만기상환에 대해 통보한다”며 “일반적인 주식담보대출 프로세스로 진행된 것으로 경영권분쟁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최근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주가는 경영권 분쟁 기대감 등으로 인해 주당 순자산가치(NAV) 이상으로 높게 형성되어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은 “주가는 매우 낙관적 가정을 반영한 적정 순자산가치(3만8000원) 대비로도 20% 이상의 프리미엄이 반영되어 있다”며 모두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이 같은 증권가의 한진칼 주가에 대한 고평가 분석은 한진칼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

주가하락시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상속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들은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의 상속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상장사 주식을 물려받을 때 상속세 산정의 기준은 주가다”며 “상속세 재원 마련이 만만치 않은 오너일가 입장에서는 주가가 내리면 상속세가 줄어들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