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불황‧미중 갈등에 檢 수사까지…내우외환 겪는 삼성전자

증권가 “2분기 실적, 어닝쇼크였던 1분기보다 더 어려워”
정부發 ‘삼성=범죄집단’ 낙인이 가장 힘들어

기사입력 : 2019-06-12 17:27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center
글로벌이코노믹DB
“삼성이 역대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 경영환경이 악화돼 잠시 움츠러든 적은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는 정부까지 나서 숨통을 옥죄는 모양새라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

얼마 전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처한 경영 악재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경제 상징과도 같은 삼성전자가 최근 갖가지 대‧내외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 분기 참담한 성적표를 안겨다줬던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 미국과 중국간 치킨게임 격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

◇메모리불황에 미‧중 무역분쟁까지…2분기, 영업익 2조6천억대까지 추락할 것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관으로 주말 긴급 사장단 회의가 열린 사실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삼성에 불어 닥친 여러 대외적인 어려움에 대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긴급히 삼성전자 산하 사장들을 불러 결의를 다질 만큼 현재 삼성전자에 닥친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기록한 슈퍼호황을 단숨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던 글로벌 D램 가격이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제품의 5월 가격은 4월에 비해 6.25% 떨어진 평균 3.75달러를 기록해 4달러 선이 붕괴됐다. 특히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8.19달러)과 비교하면 54.2%나 폭락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인 128Gb MLC 역시 같은 기간보다 1.26% 떨어진 3.9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6년 9월(3.75달러)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설상가상으로 시간을 거듭할수록 더욱 격해지고 있는 미‧중간 무역 분쟁이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재계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중국 모두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에게 자신들 편에 서라며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불안감의 영향으로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지난 1분기보다 더 줄어든 6조500억 원 선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자비한 정부 사정 칼날에…벼랑 끝으로 몰리는 삼성

그러나 무엇보다 삼성 미래를 어둡게 하는 건 삼성을 마치 거대한 범죄 집단의 하나로 규정하고 몰아세워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정부 모습이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구속된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을 지난 11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17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무실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회계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에 삼성의 피의사실을 흘려 공개적으로 삼성을 망신 주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견디다 못한 삼성 측이 지난 10일 밤늦게 기자들에게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보도로 경영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할 정도였다.

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20일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삼성의 지배구조 체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라며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개적으로 삼성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여러 경영 위기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중국 등 경쟁국들은 외교 전면전도 불사할 만큼 자국 기업을 끌어안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위기에 놓인 기업을 더욱 사지로 몰아세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기업이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리스크를 줄여주는 데 앞장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

오늘의 핫 뉴스

실시간 속보

금융 최신기사

산업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