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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중국 희토류 보복으로 타격입을 미국 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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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중국 희토류 보복으로 타격입을 미국 무기는?

토마호크 등 유도미사일, F-35 스텔스 전투기,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레이저무기 등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외교안보 전략을 뒷받침하는 첨단무기에 희토류가 필수인 까닭에 중국이 수출제한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당장 미국 국방부가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주요 무기별 희토류 소요량. 사진=미국의회조사국(CRS)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무기별 희토류 소요량. 사진=미국의회조사국(CRS)

희토류는 희소한 광물이라는 뜻을 품고 있는 17개 광물로 자성이 강하거나 광학적인 특질이 있어 첨단기술을 접목한 무기를 생산하는 데 쓰인다. 미사일과 전투기 등 무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전기자동차의 모터, 풍력발전용 터빈 같은 제품에 널리 쓰인다.

선진국들은 다른 광물과 뒤섞여 있는 희토류 원석을 광산을 뚫어 채굴하고 공장을 지어 제련하는 데 환경오염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직접 생산을 꺼리고 있다. 중국은 환경오염을 개의치 않고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29일 사설에서 희토류 무기화를 경고했다. 인민일보는 "희토류가, 아무런 이유없이 미국이 우리에게 가하는 압력에 반격할 대응 무기가 될 것인가. 답은 미스테리가 아니다"면서 "우리가 경고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미국의 중국 의존도가 커 미국이 입을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영국 로이터통신과 러시아 매체 RT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6%를 보유하며 생산량의 85~95%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호주와 브라질, 인도와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존재한다.

미국의 희토류 수요량은 지난 20년간 폭발하듯 증가했는데 주로 중국에서 수입했다. 특히 미국은 2004년부터 2017년까지 필요한 희토류의 80%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미국지질학회(USGS)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1억600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5억1900만 달러어치를 수입한 2012년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미국 내 전체 희토류 소비의 1%, 세계 전체 소비의 9%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한다면 미군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매체 RT에 따르면, 희토류 공급차질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미국 무기는 전투기에서 장갑차, 유도미사일, 야간투시경, 레이저 표적 겨냥 장치 등 광범위하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생산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사진=레이시온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생산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사진=레이시온


네오디뮴은 미사일 유도체계의 강력하고도 고온에 견디는 자석과 핀 작동기, 항공기와 탱크, 위성통신과 레이더시스템의 디스크 드라이브 모터에 쓰인다. 미군이 사용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합동직격탄(JDAM) 등 거의 모든 유도탄은 네오디뮴, 디스포슘, 프라세오디뮴, 사마리움, 테르비움을 사용한다. 이테르븀과 같은 원소는 수천 마일 거리에서 공중을 나는 드론을 녹여버리는 록히드마틴의 고출력 레이저 무기 아테나시스템(ATHENA system)에 반드시 필요하다.

이트륨과 유로퓸, 터븀은 평판디스플레이 스크린 제조에 들어가고 란타넘은 디지털 카메라 렌즈에 50%가 들어간다.

 스텔스 전투기 F-35.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스텔스 전투기 F-35. 사진=글로벌이코노믹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록히드 마틴이 생산하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라이트닝 II를 한 대 생산하는 데 희토류 920파운드(약 417㎏)가 필요하다. 이중 이트륨산화물이 들어간 세라믹 코팅은 F-35 엔진이 초음속 속도를 내도록 하는 필수 소재다.

미국은 F-35를 2600대 도입할 계획인 만큼 희토류가 없다면 큰 타격을 입을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이트륨(Y), 터븀(Tb)을 포함한 희토류는 레이저 표적화와 같은 첨단 장치와 미래 전투체계(FCS)를 뒷받침하는 차량에 사용된다.

또 미국이 자랑하는 핵추진 잠수함 버지니아급 잠수함에도 각종 희토류 9200파운드(4170kg)가 필요하고 알리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도 5200파운드(2360kg)의 희토류가 필요하다.

문제는 희토류가 이처럼 미군에게 필요한 광물이지만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마운틴 패스'가 채굴이 이뤄지고 있는 유일한 희토류 광산이라는 점이다. 그나마 광산을 보유한 MP머티리얼스는 채굴한 광물을 해마다 약 5만t을 중국으로 보내 제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 현재 건립되고 있는 희토류 제련공장은 최소 3곳이며 한 곳은 내년 마운틴 패스 광산에서 개소할 예정으로 있다.

GAO는 보고서에서 "희토류는 미국 군사장비의 생산, 유지, 작동에 필수적"이라면서 "전체적인 국방 수요와 관계없이 희토류 공급을 확보하도록 해달라는 게 국방부의 기본 요구"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생산을 촉진할 방안을 담은 '국방물자생산법 Ⅲ'(DPA Ⅲ) 보고서를 최근 의회에 제출했다. DPA Ⅲ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국방과 국토안보 요구에 발맞춰 고도의 맞춤형 경제지원으로 자국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을 확보하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