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전체 매출에서는 알리바바가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만큼은 텐센트가 더 높은 주가 수익률(PER)을 기록하면서 우세한 위치를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가 지난주 연이어 발표한 분기 결산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상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의 실적은 텐센트보다 훨씬 나았다. 광고 수익이나 핵심인 인터넷 판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수수료 덕분에, 조정 후 이익이 50%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리바바 또한 전자상거래 부문의 거래액 성장은 연간 19% 수준으로 전년도의 28%를 밑돌았다.
그동안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회장은 금융 사업에서도 텐센트를 훨씬 앞서 왔다. 산하의 앤트파이낸셜은 중국 최대의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를 전개하고 있으며, 자산 약 1700억 달러(약 203조2350억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머니마켓펀드(MMF)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앤트의 초기 빠른 성공에 의해 이미 미국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워버그 핀커스나 칼라일(Carlyle) 등 유명 지원자도 끌어들인 상태다.
하지만 의외로 시장은 텐센트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텐센트의 홍콩 상장 주식은 과거 2년간 예상 이익에 근거한 주가 수익률(PER)이 평균 33배에 달한 반면, 뉴욕에 상장한 알리바바의 같은 기간 평균 PER은 27배였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 홍콩에서 상장한 하이테크 종목이 부족하기 때문에, 뉴욕보다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높아진다는 거래 장소의 차이를 이유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통계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움직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텐센트는 근본적인 금융 사업 측면에서도 알리바바보다 우위성을 지니고 있다. 텐센트가 다루는 메시지 앱 웨이신(微信·WeChat)은 중국 전역에 보급되는 어떤 스마트폰에도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나 자산 운용에서 모두 유리한 위치에 있다. 3월 시점 웨이신의 월간 액티브 사용자 수는 11억명에 달했는데, 이들이 모두 텐센트의 금융 사업의 지원군이라 할 수 있다.
데이비드 다이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결과적으로 텐센트의 핀테크 관련 매출은 2020년 전체 매출액의 3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텐센트를 이끄는 마화텅 회장에게 있어서, 알리바바 마윈 회장을 한 걸음 리드하는 요소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