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승소가 일단락되면서 주가가 3% 가까이 상승했다. 하나금융은 국제상업회의소(ICC) 소송 승소를 기점으로 우려 요인들이 소멸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론스타가 하나금융에 완벽하게 패배한 만큼 한국 정부 간 ISD 소송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적으로 다루는 쟁점이 달라 승소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ISD 결과는 4~5개월 뒤인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ISD는 해외에 투자했다가 해당 국가의 부당한 제도나 정책, 계약 불이행 등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제기하는 국제 중재 절차다.
ISD의 주요 쟁점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이전에 진행됐던 HSBC와 거래다. 론스타는 2007년 9월 HSBC에 외환은행을 팔려 했지만, 한국 정부 승인을 미루면서 무산돼 HSBC는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HSBC가 제시한 외환은행 인수 가격은 하나금융의 인수가인 3조9156억원보다 2조원 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당시 금융당국이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지 않아 2조원을 손해봤다고 주장했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하고 부당하게 세금을 매겨 5조1000억원의 손실을 보았다며 ISD를 관할하는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손해배상금과 이자와 원천징수금액을 포함해 청구금액을 14억430만달러(약 1조6100억원)로 조정했다.
반면 이번 판결과 ISD는 법리적으로 다툴 부분이 달라 예측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매각 가격을 낮춘 책임을 매각 상대방인 하나금융에 묻기는 어렵지만, 매각 가격을 낮춘 이유가 정부의 승인 지연에 있는지에 대해 별도의 판단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참여하는 ISD에도 불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ICC와 ISD는 근거법도, 당사자도, 다루는 이슈도 모두 다른 소송이기에 ICC 결과와 관계없이 ISD 소송은 독립적으로, 중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ICC 판정문 결과를 활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