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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글로벌 배터리 시장 '춘추전국시대' 돌입…리튬 경쟁 더 치열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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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글로벌 배터리 시장 '춘추전국시대' 돌입…리튬 경쟁 더 치열해질 듯

■ 세계 배터리 시장 지배위한 중국의 야망 부활
■ 美 리튬 생산 부활 움직임, 중국에 대한 의존 경계
■ 日 도요타통상, 후쿠시마서 수산화리튬 생산
■ 칠레, 중국의 자원확보 전략 발목…경쟁 치열해져
■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 흔드는 신기술 개발…연내 상용화도 시야에?
■ 중국을 추격하는 한국과 일본, 열쇠는 리튬 트라이앵글인 남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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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배터리 시장 및 원료인 리튬 시장의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의 EV 경쟁이 과열되면서 투자자 및 광업 회사들은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판별하려고 하는 가운데, EV 메이커들은 리튬과 코발트 등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주요 금속의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다. 세계 리튬 수요는 2023년까지 현재의 2배 남짓 확대되어, 2025년까지 4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현재 세계 리튬 처리 시설의 절반 이상은 중국에 존재한다. 심지어 일대 배터리 생산국인 호주의 리튬 또한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그로 인해 미국 배터리 업계와 자동차 업계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점점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광산 회사들은 미국에서의 생산 확대에 사업 기회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유럽연합(EU)이 동아시아에 대한 의존도을 줄이기 위한 '배터리 독립'을 선언하면서, 지금까지 한중일 3국과 미국이 거머쥐고 있던 시장 주도권은 위협받기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배터리 시장 및 원료인 리튬 시장의 주도권 쟁탈전에 대해 글로벌이코노믹이 분석했다. <편집자 주>

■ 세계 배터리 시장 지배위한 중국의 야망 부활

지난해까지 주춤하던 세계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중국의 야망이 올해 또 한 걸음 전진했다. 리튬 생산으로 중국 최대 기업인 장시간펑리튬(江西赣锋锂业股份有限公司, 이하 장시간펴펑)이 독일 자동차 메이커 폭스바겐(VW)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펑과 폭스바겐은 10년 기간의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향후 몇 개월 이내에 합의에 이르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폭스바겐미디어서비스가 지난 4월 5일 밝혔다. 지금까지 장시간펑의 파트너에는 한국의 배터리 메이커 LG화학을 비롯해 미 전기자동차(EV)선도 메이커 테슬라와 독일의 BMW가 함께하고 있었다. 폭스바겐과의 협력이 실현되면 장시간펑의 EV 업계에 대한 주요 서플라이어로서의 지위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해 1월 28일 간펑리튬은 LG와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와 체결했던 공급 계약을 이행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체결 계약의 이행 소식에 따라 간펑리튬은 향후 3~7년 내에 매출이 보장되고, 향후 리튬 원료 제품의 안정적인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간펑리튬은 지난해 8월 14일 2019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수산화리튬(lithium hydroxide) 제품 4만7600톤을 LG화학에 공급하기로 했으며, 이어 9월 19일에는 2019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4만5000톤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LG가 간펑리튬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9만2600톤은 한 번 충전으로 32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기준으로 약 20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그 첫 번째 계약이 이행된 것으로, 향후 장기적인 공급에 따른 안정적인 제품 생산 및 상호 발전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초석이 마련됐다 할 수 있다.

■ 美 리튬 생산 부활 움직임, 중국에 대한 의존 경계

미국에서는 리튬 생산의 부활을 향한 조짐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경계하는 미국 전기자동차(EV) 업계에서 국내산 리튬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미국은 한때 세계 최대의 리튬 생산국 이었으나 1990년대에 선두에서 탈락했다. 미국의 리튬 자원의 대부분은 경암, 지열 및 유전 소금물, 점토 등에 존재하는데 반해, 칠레는 바닷물에서 리튬 자원을 회수하기 때문에 비용 경쟁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내 여러 광산 회사가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주 등 8개 주에서 리튬 산업의 부흥을 목표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생산 기업인 앨버말(Albemarle)은 25년 전에 폐쇄한 노스캐롤라이나의 광산이 재개 가능한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초기 단계의 조사를 이미 마쳤으며, 리튬 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 Corp) 또한 네바다에서 세계 5위권의 리튬 매장지를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광상은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의 남쪽 320km 지점에 있어 '거리적 가까움'이라는 기회를 충족해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리튬 생산 재개를 계획하고 있는 피드몬트 리튬(Piedmont Lithium) 키이스 필립스(Keith Phillips)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국 이외에서 리튬을 조달하는 생각에 긍정적"이라고 지적하며, 실제 지난해부터 미국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로부터 여러 차례 문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 내 다른 여러 광산 회사도 유타, 캘리포니아, 아칸소 주 등에서 리튬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피드몬트를 비롯한 여러 업체들의 생산 재개 계획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세계 리튬 확인 매장량의 13% 전후는 미국에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연간 생산하는 리튬은 세계 생산량의 2%(네바다의 한 광산에서 생산)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결국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미국 정부는 주요 ​​광물 35종의 하나에 리튬을 선정했으며, 이후 광산 인허가에 탄력이 붙으면서 올해 그 초석이 완전히 마련된 것으로 관측된다.

'거리적 가까움'이나 '공급망 다변화의 기회'라는 점에서 미국산 리튬 자원은 자동차 업계의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조달 가능한지' 혹은, '환경 친화 및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 등의 조건만 붙으면, 미국의 리튬 산업의 성장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가격 상승을 배경으로 자원 개발의 전망은 개선되고 있지만, 일부 광상에서는 새로운 채굴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게다가 자금 조달에 대한 경쟁도 있어 미국에서 개발이 정체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 日 도요타통상, 후쿠시마서 수산화리튬 생산

일본 도요타통상은 지난달 12일, 후쿠시마현에서 호주의 리튬 자원 개발 기업 오로코브레(Orocobre)와 공동으로 수산화리튬(lithium hydroxide) 생산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전동화에 수반한 리튬 수요 확대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관측된다.

2018년 10월에 합작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회사 '도요타통상리튬'이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생산 설비에 대한 착공을 2019년 상반기 내에 완료할 예정이며, 2021년 상반기 중 생산 개시를 목표로 연간 1만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생산 능력을 보유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약 90억엔(약 981억원)으로 책정됐다.

도요타통상은 2014년 말부터 오로코브레와 공동으로 아르헨티나 북서부 칠레 국경 근처의 오라로스 솔트 레이크(Salar de Olaroz)에서 탄산리튬 생산을 개시했으며,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말에 확장을 결정했다.

이어 자동차 2차 전지용 탄산리튬의 공급뿐만 아니라, 리튬-전지의 기술 혁신에 따른 2차 전지의 고용량화도 예상됨에 따라, 원료인 수산화리튬의 생산 및 공급 체제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최근 설립한 도요타통상리튬의 출자 비율은 오로코브레가 75%, 도요타통상이 25%로, 사장(비상근)은 도요타통상의 카타야마 마사하루(片山昌治) 금속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는다. 출자 비율에서 오로코브레의 비율이 4분의 3에 달하지만 지난해 도요타통상이 260억엔(약 2835억원)을 투자해 오로코브레의 지분 15%를 확보한 것으로 합작사 도요타통상리튬의 사업 결정권은 도요타통상이 거머쥐게 된 것이다.

현재 양사의 투자 자금은 아르헨티나의 탄산리튬 생산 거점 확장과 도요타통상리튬의 설립 자금으로 쓰이고 있다. 목표로 삼은 연간 1만톤의 수산화리튬 생산량을 달성하기 위해, 원료인 탄산리튬은 아르헨티나의 리튬 생산 거점 살레스 데 후후이(Sales de Jujuy S.A.)에서 조달한다. 그리고 생산된 수산화리튬 전량은 도요타통상머티리얼이 하청받아 자동차 2차 전지용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 제품용으로도 판매할 계획이다.

■ 칠레, 중국의 자원확보 전략 발목...경쟁 치열해져

세계 최대의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 'SQM'이 우선 생산량을 2배로 늘리고, 종국에는 4배로 확장하는 계획에 대해 칠레 정부로부터 이미 승인받은 상태다. SQM은 리튬 수요의 증가에 대응한 계획으로 향후 10년간 100~200억달러의 신규 투자를 이룰 계획이며, 이러한 생산량 확대 소식으로 글로벌 광산 업체들의 SQM에 대한 투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 속에서 중국은 발 빠르게 SQM의 지분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자원확보 전략이 칠레에서 의외로 실패하면서 '적신호'에 직면했다. 그리고 전 세계 최대의 전쟁터에서 중국이 터전을 잡지 못한 것으로, 리튬을 노린 세계 각국의 사냥꾼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있는 쓰촨톈치리튬(四川天齐锂业)은 2018년 5월, 칠레의 리튬 생산 기업 SQM의 주식 약 4분의 1을 41억달러(약 4조6342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칠레 반독점 당국은 두 거대 기업 간의 잠재적인 융합은 글로벌 리튬 시장을 왜곡시키고, 중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매각을 막으려 했다.

결국 쓰촨톈치리튬은 상업적인 미묘한 사정에 대한 각종 정보에 대한 액세스 제한을 받는 것에 동의하는 것으로 칠레 반독점국의 이해를 끌어냈다. 하지만 규제 당국의 승인에도 불구하고, 매각에 반대하는 SQM 대주주 측이 인수 계획을 뒤집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은 리튬 업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존재감이 증가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 배경으로 보인다. 바꾸어 말하면, 쓰촨톈치리튬이 SQM의 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칠레의 반독점 당국의 이례적인 함정에 빠진 원인에 중국 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산업 공급망을 차지하기 위한 것을 목표로,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점유하고 있던 각종 자원국으로의 발판을 다지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국내 및 해외의 광산과 기업, 기업이 보유한 주식, 그리고 광물 처리 사업 등 중국 정부의 투자에 편식은 없었다.

특히 최근 전기자동차(EV) 붐을 일으킨 중국은 그동안의 노력의 결실로 리튬 분야에서만큼은 성공이 더욱 확실한 듯했다. 칠레 또한 구리에 대한 생산 의존에서의 탈피를 노리고 있었기에 리튬을 원하는 중국 업체를 반기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의외의 복병이 잠복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바로 중국 스스로의 과도한 노력에 의한 부작용이 원인이다.

칠레의 리튬 매장량은 세계 최고로 여겨진다. 그리고 SQM은 리튬 생산 최대 기업 중 하나로 미국 앨버말(Albemarle) 등 기업과 라이벌로서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앨버말은 호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그린부시 광산에서 SQM과 손잡기를 원하는 쓰촨톈치리튬과 이미 손을 잡고있는 상태다. 따라서 쓰촨톈치리튬이 양다리를 걸치게 됨으로써, SQM이 앨버말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칠레 정부의 우려는 당연한 이치다.

결국 쓰촨톈치리튬은 ▲중요 정보에 대한 액세스 제한 및 ▲임원의 파견 금지, ▲향후 새로운 계약을 맺을 경우 당국에 보고할 것 등을 포함한 합의를 맺음으로써 칠레 독점금지 당국의 우려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인해 중국 정부의 전략적 목표 자체가 일그러지기 시작했으며, 쓰촨톈치리튬 측의 "순수하게 경제적인 투자"라는 목적은 퇴색할 수밖에 없다.

또한 SQM의 최대 주주가 제기한 법적 조치로 인해 매각이 중단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사실 반기를 든 이 최대 주주 또한 2016년 쓰촨톈치리튬과 주식 양도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의 미묘한 감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10년 넘게 다양한 광물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계속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압도적 우위에 서지는 못했다. 미국을 필두로 유럽연합이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를 견제하면서 상황은 악화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막대한 자금을 원조받아 원료 제공을 허락했던 국가들까지 대항에 가세하면서 중국의 인수합병 전략은 크게 위축됐다.

결국,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번 일은 필요 광물 자원을 확보하려고 매진하는 중국이 맛본 '이례적인 후퇴'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리튬 가격의 불안정성도 더해져, 더 천천히 접근을 채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따른다. 중국의 리튬을 비롯한 각종 자원과 그 처리 사업의 포섭에 대한 전략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 흔드는 신기술 개발...연내 상용화도 시야에?


2019년 새해 벽두,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을 최대 70%까지 향상시키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희속식이 날아들었다.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 전체를 흔들게 될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세계전자공학회(IEEE)에서 발행하는 IEEE 스펙트럼 매거진(Spectrum magazine)이 1월 6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EV)의 보급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 효율이 좋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및 충전 용량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아, 연구자들의 개발은 지속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전극 재료를 민간 기업이 개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다가 2019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는 더욱 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모두가 층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충전하면 양극에서 음극으로 전자가 이동함과 동시에, 리튬이온이 전해질을 통과해서 음극에 쌓여 가면서 전위차가 발생한다. 반대로, 방전되는 동안에는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고, 동시에 리튬이온이 전해질을 통과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한다. 즉, 음극에 리튬이온을 모아 둘 수 있는 만큼 배터리는 많은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PC,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은 그라파이트(Graphite, 흑연)로 구성되어 있다. 배터리의 음극 내에서는, 리튬이 6개의 탄소 원자에 포위된 'LiC6'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으며, 리튬이온은 규소(실리콘)와 결합해 'Li15Si4' 형태로 형성된다. 결국 탄소는 6개의 원자에 1개의 리튬 원자밖에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4개의 원자에서 리튬 원자 15개를 확보할 수 있는 실리콘은 흑연보다 효율적으로 음극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로서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의 개발자는 흑연 대신 실리콘을 음극 재료로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하지만 실리콘 음극은 충·방전을 거듭할 때마다 부피가 크게 부풀거나 오그라드는 결점이 있다. 따라서 충·방전 사이클을 반복하면 음극이 붕괴되어, 배터리의 소모가 매우 빨라져 버린다. 이미 이 단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탄소와 규소를 혼합하여 용량과 수명을 양립하는 기술은 확립되어 있는 상태다. 실제 테슬라가 2016년에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탄소와 규소를 혼합한 음극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음극 내의 규소 함유량이 적어, 완전한 실리콘 음극이 완성되었다고는 평가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캘리포니아에 거점을 둔 스타트업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Sila Nanotechnologies, 이하 실라)'가 두께 1mm 정도의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웨이퍼 실리콘 전체를 다공질 해서 쌓음으로써, 무수히 포함된 틈새를 서로 눌러 맞추도록 하여 체적 증가를 억제하는 것이 가능해 지고, 그 결과 규소 함유량이 매우 높은 실리콘 음극의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술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1.5~3배에 달하는 충전 용량 및 에너지 밀도를 실현할 수 있으며, 400~1000회의 풀 충·방전 사이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아 공과대학의 교수로 실라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글렙 유신(Gleb Yushin) 박사는 "실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음극 재료를 사용하면 20~40%의 충전 용량을 늘릴 수 있는 데다, 전극의 두께도 최대 67%가 얇아지고, 충전 속도도 기존의 최대 9배까지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내에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로 인해 BMW를 비롯한 자동차 메이커들은 실라의 배터리 기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편 실라 외에도, 캘리포니아 동업계 스타트업 '이노빅스(Enovix)' 또한 반도체 업계에서 제조 기술을 수입해 실리콘 전극을 탑재한 자동차용 대형 리튬이온 전지의 개발에 거의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노빅스는 실리콘 웨이퍼와 도금된 금속박, 세라믹층을 쌓아 올린 3차원 입체 셀 구조를 채용한 결과, 배터리의 전체적인 형상은 변화시키지 않은 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노빅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아쇽 라히리(Ashok Lahiri)는 "응용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배터리의 용량은 30~70% 향상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와 이노빅스의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 전체를 흔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을 추격하는 한국과 일본, 열쇠는 리튬 트라이앵글인 남미에


남미의 볼리비아와 칠레, 아르헨티나 3개국은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리튬을 가장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지역으로 '리튬 트라이앵글'이라 불린다. 실제 세계 리튬 자원의 약 3분의 2가 이들 3개국에서 채굴되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리튬을 사냥하고 있는 중국과 그 뒤를 쫓는 한국과 일본 기업에게 있어 열쇠는 리튬 트라이앵글인 남미에 있으며, 이를 확보는 것이 최고의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들 지역만큼은 중국에 빼앗기지 않고 한일 기업이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리튬 트라이앵글 3국은 중국에게조차 쉽사리 몸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고액의 투자가 뒤따른다면 충분히 승리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물론 획득 경쟁은 정치적 장벽을 어떻게 빠져나가느냐에 달려있으며, 여기에서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에게 밀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일 기업은 리튬 자원 조달 측면에서 오래전부터 주로 남미에 의존함으로써, 이 지역의 생산자와 장기간에 걸친 관계를 맺어 왔다는 점에서 현재까지는 중국보다 유리한 상태다.

실제 삼성과 파나소닉 등 장기 공급 계약에 주력해오던 한일 기업은 리튬 트라이앵글에서 만큼은, 다른 지역에서 광산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 자세를 취해온 중국 세력과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는 사태도 목격되고 있다.

현재 한일 기업은 도요타자동차가 투자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프로젝트를 포함한 남미에서의 리튬 광산 개발 지원에 발을 담그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도 "원료의 직접적인 조달 및 조달처의 다양화를 통해 배터리의 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성명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남미보다는 호주와 캐나다,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공급원을 찾아왔다. 그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후발 주자로 남미지역에 뛰어들면서, 발판을 구축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칠레 당국은 중국의 자원확보를 뿌리치기 위해 최근 톈치리튬(天齐锂业)이 칠레의 리튬 제조업체 SQM(Sociedad Quimica y Minera de Chile SA)의 주식 32%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현재 톈치리튬은 칠레 경쟁당국과 적극적을고 협상 중이지만 여전히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호주의 리튬파워인터내셔널(Lithium Power International, LPI)과 캐나다의 베어링리튬에 의한 프로젝트만이 보기 드물게 칠레의 수출 허가를 획득했다.

반면, 중국의 현실과는 달리 한일 기업은 SQM 등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다. 만약 칠레 정부의 허락으로 톈지리튬에 의한 주식 취득이 인정되면 모처럼 쌓은 관계가 흔들릴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건재하며, 향후 한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만 따른다면 중국을 따돌릴 가능성도 높다.

칠레 정부가 다루기 까다로운 존재이며, 광산 개발에 대한 신규 참가도 거부해왔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하지만 "여러 개의 작은 안건을 모음으로써 시장 참여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지적이 있으며, 중국의 손이 미치지 않았던 곳에서부터 돌파구를 찾는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 그리고 칠레 이외에 아르헨티나와 캐나다의 신흥 리튬 프로젝트 또한 여전히 중국의 진출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리튬 확보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회는 남아있다. 다만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이유로, 서둘러야 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