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기업이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대표 대기업’마저 휘청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사라는 것은 하다 보면 잘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이익은 별로 내지 못하더라도 물건이 그럭저럭 팔려서 외형만큼은 늘어나야 기업을 유지할 수 있는 법이라고 했는데 그 매출액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만 셈이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마이너스 0.3%의 뒷걸음질을 친 나라 경제와 ‘닮은꼴’이라고 할 만했다. 이른바 ‘반도체 착시현상’ 때문에 가려져 있던 실상이 결국은 드러난 셈이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도 자그마치 36.9%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더구나 전체의 25%나 되는 143개 기업이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이럴 정도였으니, 중소기업은 아마도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기업들이 시쳇말로 죽을 쑬 것이라는 예상은 진작부터 있었다. 그동안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올해 경기가 엉망일 것이라며 대책이 필요하다는 ‘앓는 소리’를 수도 없이 해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등에만 ‘올인’하고 있었다. ‘앓는 소리’ 따위에는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이는 기업을 압박하고 투자의욕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결과가 기업들의 이번 ‘1분기 성적표’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었다.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대통령의 말을 접어야 할 타이밍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