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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낙태도 안된다” 美 초강력 낙태금지법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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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낙태도 안된다” 美 초강력 낙태금지법 통과

공화당 장악 앨라배마주 의회 강간·근친상간 예외 불인정 법안 큰 표차 가결
낙태권리 인정한 연방법원 판례와 정면배치, 서명권자 주지사는 “철저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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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지난 7일 배아심박 감지 시기부터 임신중단을 제한하는 HB481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지난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우리나라에 사실상 ‘낙태 허용’이 된 것과 달리 미국 앨라배마주에서는 강간(성폭행)이나 근친상간의 여성 피해자의 낙태까지도 금지하는 초강력 낙태금지법이 통과돼 여성들은 경악시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상원은 임신 이후 어떤 단계에서도 낙태를 시술하는 의료인에게 최고 99년형이나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는 낙태금지법(Abortion Bill)안을 찬성 25표, 반대 6표의 큰 표차로 가결했다.

현재 앨라배마주 상원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외신들은 앞서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이 이달 초 주하원에서도 압도적 찬성(찬 74, 반 3)으로 통과됐다고 소개했다.

미국 언론들은 앨라배마주 의회의 초강력 낙태금지법 통과가 낙태허용의 선택권을 인정한 연방대법원의 판례를 뒤집기 위한 미국 보수진영의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연방대법원은 1973년 임신여성에게 임신 6개월까지 중절을 선택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를 인정하는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 판례에 근거해 앨라배마주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강간과 근친상간 피해자를 예외로 인정하자는 수정안을 발의했으나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보수성향 판사들이 연방대법원에 합류한 점 때문에 연방대법원 판례가 앨라배마주 의회를 뒷받침하는 쪽으로 뒤집힐 수 있다는 희망을 낙태반대 보수진영에 심어주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의회를 통과한 초강력 낙태금지법의 운명은 이제 법안 서명권자인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지사에게 넘어갔다.

공화당 의원들은 아이비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나, 아이비 주지사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낙태금지법을 철저히 검토하기 전까지는 의견 표명을 유보할 것이라며 매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같은 초강력 낙태금지법에 반발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앨라배마지부는 위헌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낙태지지단체 미국가족계획연맹(PP) 남동부 지부는 찬성의원에 대한 낙선운동 전개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미국 조지아주지사는 배아심박 기준 임신중단(낙태)시술 제한법안을 서명했지만, 미국 영화산업계를 주도하는 할리우드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곤욕을 치르고 있다.

CNN과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는 지난 7일 배아의 심장박동을 감지할 수 있는 시기부터 낙태시술을 제한하는 이른바 ‘HB481’ 법안을 낙태지지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서명했다.

그러자 진보성향이 뚜렷한 할리우드에서 즉각 비난공세를 퍼부으며, 향후 영화 촬영지에 조지아주를 제외시키기로 하는 집단적 움직임을 보였고, 급기야 켐프 주지사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영화산업 관련 LA 방문 일정을 연기하고 말았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