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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 대대적 세대 교체] 구광모 조원태 박정원 정의선 ↑ 구본무 조양호 정몽구 박용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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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 대대적 세대 교체] 구광모 조원태 박정원 정의선 ↑ 구본무 조양호 정몽구 박용곤↓

[재벌총수 세대 교체] 구광모 조원태 박정원 정의선 ↓   구본무 조양호 정몽구 박용곤 ↓ 이미지 확대보기
[재벌총수 세대 교체] 구광모 조원태 박정원 정의선 ↓ 구본무 조양호 정몽구 박용곤 ↓
재벌 총수 세대교체가 본격화 됐다.

LG·한진·두산 등 재벌 3·4세가 전면에 나섰다.
공정위는 재벌4세인 구광모·박정원 그리고 3세인 조원태 등을 새 총수로 지정했다.

LG·한진·두산 등의 동일인이 대거 바뀐 것이다.

작년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롯데 신동빈 회장에 이어 '정부 공인' 총수가 올해에도 대거 물갈이되면서 재계의 '세대교체'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공정위는 15일 '2019년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LG그룹의 총수를 별세한 구본무 회장에서 4세대인 구광모 회장으로 변경했다.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이지만,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하며 일찌감치 LG가의 후계자로 낙점된 바 있다.
또 이어 박정원 회장을 두산그룹 총수로 지정했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다.

박두병 회장의 부친인 박승직 창업주부터 따지면 두산가 4세에 해당한다.

구광모·박정원 회장은 공정위가 1987년 총수 지정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지정한 재벌 4세대 총수다.

한진[002320]은 조원태 한진칼[180640] 회장으로 동일인이 직권 지정됐다.

조원태 회장은 조중훈 창업주의 손자이자 별세한 조양호 회장의 아들로 3세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작년 삼성 이재용 부회장(3세)과 롯데 신동빈 회장(2세)을 총수로 지정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승계작업을 벌이고 있는 정의선 그룹 총괄수석부회장(3세)이 대기하고 있다.

효성[004800]은 조석래 명예회장이 2017년 퇴진하고 아들인 조현준 부회장(3세)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총수 변경 가능성이 있다. 조현준 회장은 조홍제 창업주의 3세대 즉 손자다.

코오롱[002020] 그룹은 이원만 회장의 손자인 이웅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올해도 총수로 지정됐다.

이웅렬 회장의 장남이자 4세인 이규호 전략기획담당 전무가 앞으로 총수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 대림그룹은 이준용 명예회장으로 유지했지만, 내년 정도 3세인 이해욱 대림산업[000210] 회장을 총수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공정거래위 김성삼 국장과의 일문일답.

◇ "조원태가 주요 의사결정 내릴 가능성이 가장 커 동일인 결정"

59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발표

김성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카카오·에이치디씨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편입, 한진 총수는 조원태 한진칼 회장 등 자산총액 5조원 이상 59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대해 발표했다.

--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을 동일인으로 직권 지정한 근거는.

▲ 한진은 조양호 회장이 별세했기에 동일인 변경신청서를 내야 하는데 지난 3일 '내부에서 의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동일인을 정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그래서 공정거래법 14조 4항에 따라서 특수관계인 중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에게 지정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고, 조원태 이사를 중심으로 한 친족 현황, 소속회사 현황, 소속회사 주주 현황, 위임장 및 확인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조 회장 측은 자필서명과 함께 자료 제출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직권으로 지정했다.

-- 한진그룹은 동일인 변경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 동일인이 변경될 경우 그룹이 공정위에 변경신청을 하는 게 맞다. LG·두산은 신청서를 냈지만 한진은 내부 합치가 되지 않아서 신청을 못 했기 때문에 공정위가 직권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조원태 대표이사가 위임장, 확인서, 인감과 자필서명을 냈다. 만약 한진이 허위자료를 제출했다면 조원태 대표이사가 책임을 지게 된다.

- 중요한 건 조원태라는 개인의 한진그룹 실효 지배 판단인 것 같다.

▲ 한진그룹은 지주회사로 변하고 있고 최정점이 한진칼이다. 한진칼 공동대표이사로 조원태 회장이 등재되긴 했지만 일단 대표이사다. 강성부펀드가 최대주주지만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더 지분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실질 지배력은 잘 모르겠지만, 지분이 다소 낮다고 하더라도 의사결정이나 조직변경이라든가 투자 결정, 업무집행과 관련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현시점에서는 조원태 대표이사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저희가 지정했다고 보면 된다.

-- 조현아·조현민 등이 서명을 해서 내야 할 자료는 없나.

▲ 없다. 요구하지도 않았다.

-- 조양호 회장의 지분을 어떻게 상속하겠다는 계획은 받지 않았나.

▲ 받지 않았다. 현시점에서 마무리가 됐다면 더 명확히 볼 수 있는 여지는 있겠지만, 상속이 아마 올해 10월쯤에 마무리될 것 같은 상태이기에 그때까지 기다려서 지정할 수는 없다.

-- 조원태 회장이 동일인으로 들어오면서 한진에 계열 편입된 회사는.

▲ (정창욱 기업집단정책과장) 서화무역이 새로 들어왔다. 처가와 관련된 회사로 자산총액이 1억원 미만이라서 큰 의미가 있는 회사는 아니다.'

◇ "정몽구 상태 확인하기 위해 조사까지 한다는 것은 무리"

--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012330] 합병과 철회, 주요 임원 선임 등 한 것을 고려하면 작년 이재용 회장 변경 때와 같이 지배력 요건에 부합해 동일인을 변경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있지 않나.

▲ 기존 동일인을 바꾼다는 것은 그 그룹뿐만 아니라 시장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중대·명백한 사정 변경이 있지 않은 한 바꾸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삼성은 기존 동일인이 의식불명 상태여서 의사결정을 거의 할 수 없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변경한 것이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기는 했지만, 동일인 관련자를 통해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어 동일인으로 볼 여지가 많다. 여전히 동일인 정몽구의 영향을 받는 개연성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정몽구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것이다.

-- 현대차는 자료 제출이 늦어졌다. 어떤 자료가 늦어진 것인가.

▲ 2월 25일에 4월 12일까지 지정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현대차에서는 자료를 다 제출했는데, 정몽구 회장의 자필서명이 늦어졌다. 지난 8일 자필서명이 제출돼 동일인 지정에는 별문제가 없었다. 정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사소견서도 받았다. 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자필서명과 건강소견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몽구 회장을 동일인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자필서명이 늦어진 이유는.

▲ 정확한 사유를 쓰지 않는다. 추측건대 기업 문화가 아닌가. 윗사람에게 결재받는 것이 쉬운 그룹도 있고 아닌 그룹도 있으니까.

-- 공정위가 직접 가서 정몽구 회장의 상태를 확인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 만약 범죄를 저질렀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자료가 필요하다면 조사를 해서 증거자료를 입수하고 진술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동일인은 법률상 큰 규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대하고 명백한 사정 변경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 조사를 한다는 것은 너무 무리가 아닌가 한다.

◇ "동일인 지정 제도, 예측가능성·투명성 높이는 방안 고민 중"

-- LG와 두산의 동일인 변경 근거는.

▲ LG는 지주회사 체제다. ㈜LG를 지배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구광모 대표이사는 ㈜LG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고 최다 투자자다. 두산은 지주회사 체제는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박정원 신임 동일인이 핵심 회사의 대표이사고 총수 일가들 지분이 많은 상태에서 두산을 지배하고 있기에 두산의 동일인으로 봤다.

-- 올해 변경신청을 한 기업은.

▲ LG, 두산, 한솔이 동일인이 사망했기에 변경신청을 냈다. 언론에서 제기됐던 그룹 중 동일인 변경신청을 한 그룹은 없다.

-- 퇴임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전 회장과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그대로 동일인으로 지정된 이유는.

▲ 일단 해당 기업이 변경신청을 안 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그룹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네이버는 동일인을 변경해 달라는 요청이 그동안 있었는데.

▲ 네이버는 재작년 ㈜네이버를 동일인으로 지정해 달라고 변경신청을 했지만, 직권으로 이해진 의장을 동일인으로 정했다.

--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상호출자, 순환출자, 채무보증 등을 하지 않기에 현 대기업집단 사전규제 대상으로 유지해야 하느냐에 대한 의문도 있다.

▲ 법상 금융 전업 집단이나 금융사기업집단, 회생절차에 들어간 집단, 공기업 집단은 빼준다. 하지만 IT 관련 기업이라고 해서 지정에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경제력 집중억제시책에 들어있는 규제들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서 최소한의 규제라고 볼 수가 있다.

-- 4세대 총수 등장으로 향후 친족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 실효성이 없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 법상 동일인 관련자는 혈족 6촌, 인척 4촌으로 본다. 세대가 내려가면 친족 관계 범위가 달라지면서 독립경영이 나을 수도 있고 새로운 회사가 들어올 수도 있다. 이 상황이 경제력 집중억제시책을 적용하는 데 어떤 특별한 변화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 동일인 지정 근거가 법으로 규정이 안 돼 있다. 법률로 명문화할 계획은 없는가.

▲ 두산은 공동소유, 공동경영하는 집단이라서 동일인이 매우 작은 지분을 갖고 있는데 아닌 그룹도 많다. 이 때문에 지분율 자체를 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더 어려운 것은 지배력이라는 것이 굉장히 주관적인 개념이다. 경영을 안 하고 있어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주요 의사결정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실행되는 경우도 매우 많다. 다만 이번에 지정이 연기된 상황을 보자면 투명성이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지정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김대호 기자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