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G 칼럼] 엎친 데 덮친 환율

공유
0


[G 칼럼] 엎친 데 덮친 환율

center


달러 환율이 펑펑 오르면서 ‘달러 1200원 시대’가 닥치고 있다. 우리 원화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희망사항’이다. 수출에 유리할 게 없다는 얘기다.

계산하기 쉽게, 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그러면 수출업체는 1100원에 수출했던 상품을 1200원을 받고 수출할 수 있다. 똑같은 상품을 팔고도 100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수출에 유리하다고들 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수출 구조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못하다.
우리나라는 ‘무역 1조 달러’를 하는 ‘무역대국’이다. 무역 1조 달러에는 수출과 수입이 대충 절반씩이다. 수출이 조금 더 많기는 하지만, 5000억 달러를 수출하면서 5000억 달러만큼을 수입하는 것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원재료 등을 수입해서 이를 가공해 수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우리는 1100원에 수입했던 원재료를 1200원을 주고 수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수출에서 생긴 이득을 수입으로 까먹고 마는 것이다.

더구나, 환율 상승이 수출에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과거사’다. 우리를 무섭게 추격해서 ‘경쟁상대’가 된 중국 때문이다. 우리 수출상품의 품질이 월등하지 못하면 중국의 값싼 상품과의 경쟁을 뿌리치기가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의 위안화 가치도 절하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환율이 너무 빠르게 오르는 것도 문제다. 우리 원화의 환율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10개 주요 신흥국 가운데 3번째로 많이 올랐다는 분석도 있었다.

환율이 이처럼 급격하게 오르면 기업으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수출 전망도, 영업 전략도 제대로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주눅이 든 기업들은 또 다른 ‘변동성, 불확실성’이라는 벽에 막힐 수밖에 없다. 환율 등에 밝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더욱 그럴 것이다.

국민도 타격이다. 해외여행이 우선 그렇다. 환전하는 데 드는 돈이 달러당 1100원에 1200원으로 오르는 바람에 외국 구경도 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유학 중인 자녀에게 송금을 하는 돈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물가는 더 야단이다. 1100원에 수입하던 상품을 1200원에 수입하면 국내 물가가 급등 할 수 있다.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오름세를 나타냈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도 있었다. 통계로 잡는 물가는 ‘안정적’이지만,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 여파로 오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많이 치솟았는데 수입물가마저 급등하면 월급쟁이들은 멀쩡하게 ‘감봉’을 당하는 셈이 될 수 있다.

주식 투자를 하는 투자자도 낭패일 수 있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이 이탈하면 주식값이 떨어질 수 있다.

1인당 소득 3만 달러 시대의 ‘삶의 질’을 강조하던 정부의 체면도 추락할 수 있다. 정부가 ‘치적’처럼 여기는 1인당 ‘소득 3만 달러’가 다시 2만 달러대로 후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어지간하게 늘어나지 못할 경우, 달러로 환산하는 소득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정권에서 달러로 환산한 1인당 소득이 뒷걸음질한 적도 있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