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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소송, '폭스바겐 58조 배터리 수주전'이 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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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소송, '폭스바겐 58조 배터리 수주전'이 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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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갈등의 도화선은 독일 폭스바겐에 대한 '배터리 수주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이 공개한 소송장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폭스바겐의 3세대 전기차 'MEB 배터리 프로젝트'에 회사의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활용해 개발한 배터리를 공급했다"고 명시했다.
이어 "(영업비밀 침해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폭스바겐 공급 계약을 비롯한 잠재 고객을 잃었다"면서 "이에 따른 손실은 10억 달러(약 1조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앞서 LG화학은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전지사업 법인 'SK 배터리 아메리카'가 있는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소장에서 "회사는 2017년 폭스바겐 유럽 배터리 공급자로 선정됐는데, 2018년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직원들을 빼갔다"며 "이후 미국시장용 전기차 배터리 수주전에서 SK이노베이션이 처음으로 '전략적 공급업체'로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은 기술 탈취가 없었다면 SK이노베이션의 폭스바겐 배터리를 수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폭스바겐 수주전에 참여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지만 인력을 빼간 이후인 같은 해 11월 폭스바겐의 '전략적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총 65장의 소송장에서 '폭스바겐'이라는 단어는 100번 언급될 정도로 폭스바겐은 LG화학 소송의 중심에 있다.
2025년까지 1500만대 전기차 생산 계획을 세운 폭스바겐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물론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큰손'이다.

LG화학은 소송장에서 "2025년까지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은 400억~500억 달러(약 47조~59조원) 규모로 추정될 만큼 폭스바겐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중요 고객"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LG화학은 회복 불가능하고 중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이는 향후 재판과정에서 소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된 소송은 결론이 나기까지 2∼3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달 내 조사개시 결정이 나면 내년 상반기 예비 판결을 거쳐 하반기 최종 판결이 내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