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민관, 車산업 재도약 위해 해법 찾는데 노동계, 밥그릇 챙기기 '혈안'

공유
0

민관, 車산업 재도약 위해 해법 찾는데 노동계, 밥그릇 챙기기 '혈안'

산업 회복 위해 ‘강성노조’ 문제 먼저 풀어야
르노삼성, 8개월째 파업 강행…판매, 40%감소
현대차, 일찌감치 올해 파업예고…기본급7%↑

올해 들어 국내 자동차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민관학연은 고무된 모습이다. 2010년대 들어 내수 판매와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민관학연이 산업 회복세에 환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중 연간 자동차 판매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성장세가 내수 판매의 3배에 달해 올해 차 산업 성장에 파란불이 켜졌다.
그러나 고질적인 노동조합의 딴지를 극복하는 게 국내 차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일궈내는 관건이다. 게다가 완성차 업체 노조는 내달부터 올해 단체협약과 임급협상에 돌입한다.

국산차 업체의 노동조합이 속해 있는 곳이 민주노총 금속노조이며 금속노조는 대표적인 '강성노조'다.

올 들어 국내 자동차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민관학연이 고무된 모습이다. 다만 강성노조의 파업이 예고돼 있어 자동차 시장 성장이 지속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완성차 5사 엠블럼.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올 들어 국내 자동차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민관학연이 고무된 모습이다. 다만 강성노조의 파업이 예고돼 있어 자동차 시장 성장이 지속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완성차 5사 엠블럼. 사진=정수남 기자
현재 8개월째 임단협을 놓고 사측과 파열음을 보이는 르노삼성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민노총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르노삼성 노조와 민노총은 올해초 임단협 승리를 위해 연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르노삼성은 파업이 지속되면서 올해 1분기 모두 3만9210대를 판매해 지난해 1분기보다 40%(2만5690대) 판매가 급감했다. 이는 르노삼성이 존폐의 위기를 맞은 2012년 37%의 감소세를 앞지른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르노삼성 파업이 지속되면 수출이 8만대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수출의 6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현재 임금인상과 전환 배치 때 노사 합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2010년대 들어 르노삼성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무리한 요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르노삼성은 2010년 27만148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지난해에는 22만7562대로 8년 전보다 37% 줄었다.

전통적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가 고비용 구조이면서 파업의 정례화로 생산성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귀족 강성노조' 현대기아차의 평균 임금은 1억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올해 일찌감치 파업을 예고한 상태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7% 인상 등을 담은 올해 임단협 안을 최근 내놨다.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적이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노조 요구가 터무니 없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특히 '경영의 척도'인 영업이익에서 현대차는 2012년 8조4370억 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해 자난해 2조4222억 원으로 6년전보다 71.3%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81.8%(9조611억 원→1조6450억 )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노조가 이 기간 진행한 파업으로 생산차질 대수 43만1000대, 9조1900억 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노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이번 요구안에 명시해 올해도 파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원이 2015년 2심을 통해 현대차의 정기상여금에 대해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시한데 불복하고 현대차 노조가 떼를 쓰고 있는 모양새 사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4년을 제외하고 32년간 매년 파업을 단행했다.

한국GM 노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GM이 3조 원이 넘는 적자 누적으로 지난해 한국 철수설(說)이 나온 이후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한국의 생산법인과 연구개발(R&D) 법인을 분리했다. 이에 대해 이 회사 노조는 법인 분리에 반대하면서 부분 파업을 가진 바 있다.

반면 한국GM 신설법인 노조는 사측과 올해 단체협약 개정 등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혀 파업 등의 쟁의 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울수록 임직원들이 하나가 돼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도 “현재 국산차 업계는 경영진 따로, 근로자가 따로따로인 따로 국밥”이라고 꼬집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일찌감치 파업을 예고했다. 2010년대 중반 현대차 울산 공장 노조원들이 상경해 양재동 본사에서 정리해고 철폐 등을 요구하면서 농성을 펼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노조는 올해 일찌감치 파업을 예고했다. 2010년대 중반 현대차 울산 공장 노조원들이 상경해 양재동 본사에서 정리해고 철폐 등을 요구하면서 농성을 펼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쌍용차의 경우 2009년 중국 상하이차와 결별하면서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당시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 가운데 일부 강성노조원들은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80여 일간 농성을 펼쳤다. 이들은 서울 도심에서도 회사 구조조정을 규탄하는 천막농성을 해 주목을 받았다.

쌍용차는 2010년대 중반 회사 경영 실적이 다소 개선되자 해고자와 명예퇴직자, 신규 인력을 각각 3대 3대 4의 비율로 채용하고 있다. 쌍용차는 아직 회사에 복귀하지 못한 940여명(명예퇴직 900, 정리해고 40명)을 순차적으로 재고용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 노조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간 무파업으로 임금협상과 단체 협약을 타결했다.

민관이 위기 위식을 갖고 공동 대응하는 동안 노동계는 자신의 밥그릇 지키기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김필수 교수는 “현재 국내 자동차 산업은 위기를 맞았다”며 “강성 노조문제 등 3중고를 해소하지 못하면 국내 차산업 미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는 지난해 자동차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3조5000억 원을 지원하는 자동차부품 대책을 내놨다”면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앞두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이 공동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율주행차 등 미래 전략차를 금융지원하는 방안을 비롯해 융합형 인재 양성과 정보기술(IT)·통신서비스의 융합 촉진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