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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자리] 월급 깎여도 ‘삶의 질’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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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자리] 월급 깎여도 ‘삶의 질’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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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단축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의 삶이 달라지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노동시간 단축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도 했다. “일과 생활의 균형,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얻을 중요한 기회”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작년 봄이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도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 2012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대기업의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를 나누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적극 검토해서 본격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삶의 질도 향상되고 일자리가 늘 뿐 아니라, 소비도 촉진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했었다.

그렇지만, ‘주 52시간 근로제’가 실시된다고 해도 ‘삶의 질’이 개선되기는 까다로울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지적되고 있었다. 노동시간이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면, 임금 감소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118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 것이다. 1인당 월평균 35만1000원의 임금이 깎일 것이라는 추산이었다.

월급이 깎이는데 ‘삶의 질’이 개선되기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오르지 않는 게 없다고 할 정도로 각종 물가가 펑펑 뛰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가계 빚 1500조’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빠듯한 수입에 원금은커녕, 이자 물기도 한층 버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월급쟁이 가운데 절반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 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1456명을 대상으로 설문했더니, 49.1%가 ‘하고 싶은 알바(직종)가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그 이유는 73%가 ‘경제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돈’ 때문이었다.

짧아진 근로시간 덕분에 ‘퇴근’ 후에 알바를 할 시간을 내기도 나아질 듯했다. 그래서인지 가장 하고 싶은 알바 직종 가운데 1위가 ‘카페알바’였다.

‘파업 투쟁’을 선언한 버스노조도 다르지 않다. ‘돈’ 때문이다. 월급을 그대로 주면서 ‘주 52시간 근무’를 한다면 서민들 발을 묶을 ‘욕먹을 결의’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시간’ 또는 ‘근로시간’ 단축은 벌써부터 있었다. 20년 전, 김대중 정부가 밀어붙인 ‘주 5일 근무제’다.

당시 정부는 일주일에 5일만 일하고 나머지 이틀 동안 쉬면 소비가 늘어나고 이를 통해 내수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렇지만 소비는 늘어나지 않았다. 이유는 쉬웠다. 국민은 ‘돈’이 없기 때문이었다. 돈이 없는데 소비를 할 재간은 없었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국민이 한 것은 ‘방콕’이었다. 그 바람에 가장 먼저 비명을 지른 것은 택시였다. 손님이 줄었다는 아우성이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