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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북한의 ‘곱빼기’ 발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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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북한의 ‘곱빼기’ 발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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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역사 장면’을 돌이켜보자.

임진왜란 직전 조선 조정은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일본에 사신을 파견했다. 이들이 귀국해서 임금에게 보고했다.

정사인 황윤길은 “반드시 병화(兵禍)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반면 부사인 김성일은 “병화가 일어날 리가 없다”고 정반대의 보고를 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눈에 광채가 있고, 담략이 남달라 보였다”는 평가와, “눈이 쥐새끼 같고, 생김새도 원숭이 같아서 두려울 게 못 된다”는 악평이 엇갈렸다.

이랬으니, 헷갈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나라가 헷갈렸으니, 백성은 말할 것도 없었다.

어째서 이런 보고가 나왔을까. 당쟁 때문이었다. 정사 황윤길은 서인, 부사 김성일은 동인이었다.

서인은 일본이 조선을 침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동인은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우겼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고 있는데도 국가보다는, 정당의 이익이 중요했던 것이다.
서인과 동인은 앙숙이 된 이유가 있었다. 이른바 ‘정여립 탈당 사건’ 때문이었다. 서인이었던 정여립이 동인으로 ‘당적’을 바꾸더니, 서인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정여립은 자신의 스승이었던 이이와 성혼까지 비판했다. 유교사회에서 스승을 공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중대 사건’이었다. 정여립은 서인의 ‘표적’이 되었다.

그랬던 정여립이 반란죄를 쓰게 되었다. 동인은 궁지에 몰려야 했다. 서인의 공격으로 1000여 명의 동인이 처형당하고, 숙청되었다. 이 사건으로 서인과 동인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되고 말았다.

이렇게 악화된 상황에서 서인과 동인에서 대표 한 명씩을 뽑아 일본에 파견했던 것이다. 결과는 엇갈린 보고였다. 어처구니없는 ‘과거사’였다.

일본이 무모한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 미리 대비하자는 건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라를 잘못 다스린 사실이 들통 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별다른 대비책도 갖추지 못한 채 임진왜란을 맞고 말았다. ‘국론’을 통일해서 대비만 제대로 했더라면, 그렇게 처참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국가 안보’를 놓고도 당쟁을 벌이는 게 당시와 ‘닮은꼴’이다. ‘닮은꼴’이 아니라 아예 ‘판박이’다.

‘안보’가 걸린 문제만큼은 한 목소리를 낼 만할 텐데, 여전히 “미사일이다, 발사체다” 하면서 입씨름이다. 그러면서도 식량 지원만은 서두르는 모양새다.

그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북한 발사체의 함의와 우리의 대응’이라는 ‘이슈브리핑 리포트’가 발표되었다. 민주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지난 4일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의도를 “군사적 ‘무모함’이 아니라 다시 대화와 협상에 나오고자 하는 ‘절실함’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연합뉴스’는 9일 오후 5시 33분에 이 ‘리포트’를 보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북한은 같은 날 오후 4시 30분쯤에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에서 ‘불상의 발사체’를 동쪽 방향으로 쏘아 올리고 있었다. 합동참모본부의 발표였다.

민주연구원의 주장이 타당하다면, 북한은 ‘절실함’이 ‘곱빼기’인 듯싶었다. 그래서 5일 만에 ‘발사체’를 또 날려야 했을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