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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車배터리 삼국지'…韓,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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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車배터리 삼국지'…韓, 웃을 수 있을까

3國, 전기차 전지 출하량 '탑10' 싹쓸이
성장세 가파른 車전지 시장…“국내업체, 기술혁신 통해 넛크래커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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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 10위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중‧일 3국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 업체를 앞지르는 압도적인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韓‧中‧日 삼파전' 된 전기차 배터리 시장
8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에 판매된 세계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업체 CATL이 23.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1분기보다 5단계 올라선 9위(1.9%)를 차지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10.6%)와 6위(3.0%)를 기록하며 한국 배터리 3사 모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0위권 안에 들게 됐다.

이에 따라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중‧일 3국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상위 10개 기업 중 중국 업체가 4곳으로 가장 많고 일본과 한국은 각각 3개 업체씩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미래 먹거리 중 가장 성장 잠재력이 뚜렷한 분야 중 하나다. 최근 자동차 배기가스 등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완성차 패러다임이 점차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 변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450만대를 기록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020년이면 850만대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전기차는 2025년에 2200만대까지 늘어난 후 2040년에는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55%, 전체 자동차의 33%가 전기차로 채워진다.

올 1분기 동안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 역시 23.4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117.9% 급증했다.
◇“中 특혜‧日 기술력에 치인 韓…기술개발 총력 기울여야”

현재 중국과 일본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국 업체들의 배터리 출하량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자국 정부 특혜에 힘입은 중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40%에 달한다.

일본의 경우 파나소닉이 최근 글로벌 전기차 선두 업체 테슬라와의 독점 계약을 끊고 자국 자동차회사 토요타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한국 역시 국내 배터리 업계 3사 모두 전기차 배터리 산업 육성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지만 아직 중국과 일본에 비해 산업 경쟁력이 낮은 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중국, 일본의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10점 만점에 중국 8.36, 일본 8.04, 한국 7.45로 한국 경쟁력이 가장 취약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부품소재 및 기술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양은연 한국경제연구원 과장은 “일본과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자칫 우리 기업이 '넛크래커' 신세가 될 수 있다”라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기술 혁신을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 및 전문 연구개발(R&D) 인력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필요한데 최근 배터리 핵심재료의 가격변동성이 제조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핵심 재료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