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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영등포역사 '20년 운영권' 놓고 롯데 '사수' vs 신세계·애경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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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영등포역사 '20년 운영권' 놓고 롯데 '사수' vs 신세계·애경 '도전'

철도시설공단, 내년 1월 임시사용기간 종료로 신규사업자 모집...6월말 선정
롯데 "운영 경험 장점"에 신세계 "영등포백화점과 시너지 창출"...애경 틈새공략

서울역에 위치한 롯데마트 32호점 서울역점. 사진=롯데마트
서울역에 위치한 롯데마트 32호점 서울역점. 사진=롯데마트
서울시내 핵심 역세권 상권인 서울역과 영등포역 상업시설 운영권을 놓고 기존 운영사업자인 롯데의 '수성(守城)'이냐, 신세계·애경 등 도전자의 '입성(入城)'이냐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이 3일 서울역과 영등포역 상업시설을 운영할 새로운 사업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힘에 따라 그동안 2곳을 운영해 오던 롯데와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신세계·애경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롯데는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을 통해 지난 1987년부터 정부와 30년간 영등포역 점용 계약을 맺은데 이어 1991년부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을 출점시키고 상업시설을 운영했다.

한화가 사업권을 가진 서울역사는 롯데마트와 롯데몰이 위탁경영을 맡고 있다.

2곳 모두 지난해 1월 점용허가 기간이 종료돼 국가에 귀속됐지만, 철도공단은 입점업체와 종사자 보호를 위해 기존 사업자인 롯데에 2년 동안 임시사용을 허가했다. 내년 1월이면 임시사용 기간마저 끝나 공단이 이번에 2곳의 상업시설의 새 운영사업자를 공개모집하게 된 것이다.

서울역과 영등포역사의 연간 매출액은 합쳐서 6000억~7000억원 규모여서 유통업계는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매출은 약 5000억원, 롯데마트 서울역점도 매출 1500억원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그동안의 운영 경험 '장점'을 적극 내세워 수성한다는 각오이다. 역사 운영의 수익성이 잘 알고 있기에 높은 공모가로 운영사업권을 지켜내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한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 동남아 관광객들이 다른 경쟁 유통기업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롯데의 글로벌 경쟁력을 서울역(롯데마트)과 영등포역(롯데백화점) 상업시설을 외국관광객 특화코스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울 수 있다.
입성을 노리는 도전자 신세계는 롯데를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라는 게 업계의 평가이다. 영등포역 바로 앞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는 영등포역 상업시설 운영권까지 얻는다면 영등포 일대의 상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의 도전에 관심을 집중되는 또다른 이유는 지난해 12월 신세계 인천점을 롯데백화점에 넘겨주는 패배를 이번 영등포역··서울역 쟁탈전에서 이겨 롯데에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내부의 분위기 때문이다 .

유통업계 ‘2강’인 롯데-신세계의 대결 구도 속에 애경그룹의 틈새공략이 얼마나 주효할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AK플라자 구로역점의 문을 닫은 애경으로선 두 역의 운영사업권을 따냄으로써 유통사업의 회복은 물론 유통 활성화의 전기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신세계·애경 3개사 외에도 또다른 업체의 참여 가능성도 점쳐 지고 있어 서울역·영등포역 상업시설 운영을 둘러싼 경쟁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오는 6월 판가름 날 운영사업자는 선정되면 내년 1월부터 최장 20년 동안 상업시설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철도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새로운 사업자의 임대기간이 기존 5~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됐다. 그만큼 투자비 회수 가능성이 커진다.

철도공단은 3일부터 오는 6월 3일까지 공단 홈페이지로 서울역과 영등포역 신규사용자 모집 사업제안서를 접수한다.

사업제안서 마감 뒤 공단은 사전자격심사와 한국자산공사 온라인공매시스템 ‘온비드’ 가격 입찰을 거쳐 오는 6월 말까지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철도공단 측은 사전자격심사에서 고용승계, 고용안정 계획,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공공 공간 확보계획, 국유재산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사업자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영등포 역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사진=롯데백화점이미지 확대보기
영등포 역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사진=롯데백화점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