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영화계의 지각 변동에 의해, 국내 최대 영화 사업자인 CJ CGV와 롯데시네마의 고민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매년 규모를 확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감소가 점점 가중되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미디어계의 배틀 후유증까지 가세하고 있다.
동영상 전달 서비스 대기업 넷플릭스는 독자적인 신작 영화를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과 동시에, 혹은 불과 몇 주 정도의 시간 차이로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라이벌인 아마존닷컴의 제작 자회사인 아마존 스튜디오는 오리지널 작품의 일부에 대해 극장 선행 기간을 2∼8주 정도로 두고, 이후 동영상 전달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양대 기술 대기업이 탄생시킨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전통 영화관 소유자의 대부분은 실적 악화로 연결된다는 이유로 결사 항전 중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해 아카데미상의 주최 단체도 대응을 검토 중이며, 유명 인사들도 찬반을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논쟁이 과열됐다는 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결과를 도출시킬 수 있으며, 거대 IT 대기업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것을 이유로 전통 미디어 업계의 출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심지어 소비자들의 여론은 이미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비즈니스로 심지를 굳힌 상태다.
세계 최대 영화관 운영 회사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의 아담 애런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위기에 대해 "모든, 그리고 어떠한 대안도 검토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내비치는 한편 현행의 업계 표준에 대해 변경을 추가할 경우에는 "우리에게 유익하거나 혹은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업계 지각 변동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따를 수밖에 없지만, 수익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절충안을 상호 협상하자는 발언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엔터테인먼트 대기업 월트디즈니 또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사업의 참가를 표명하고 있으며 지난 11일(현지 시간)에는 요금 등의 세부 사항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이에 의해 "월트디즈니도 조금이라도 더 일찍 '전달 해금'을 요구하고 나서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시장에서 이미 대두된 상태다.
IT기업들이 탄생시킨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는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수익 경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소비자인 대중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이 창출되어 사업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디어 업계의 지각 변동은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법적인 분쟁 요지가 없다면 전통 영화관은 이에 대항할 명분조차 없다.
현실적인 가장 착실한 대응은 영화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고객 서비스를 중시하는 노력을 기본으로, IT 대기업들의 도전에 대한 적절한 경계와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