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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中 알리바바 등 가혹한 근무 실태 고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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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中 알리바바 등 가혹한 근무 실태 고발 잇따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노동 고발 '안티 996 운동' 확산

혹독한 잔업을 강요하는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해 기술자들이 직접 인터넷을 통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는 '안티 996 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자료=아바쿠스이미지 확대보기
혹독한 잔업을 강요하는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해 기술자들이 직접 인터넷을 통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는 '안티 996 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자료=아바쿠스
중국 테크놀로지(기술) 업계에서, 혹독한 잔업을 강요하는 기업에 대해 기술자들이 직접 인터넷을 통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례적인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위축되는 가운데, 노동 환경의 개선과 노동조합의 확대를 호소하는 활동가들이 실시하고 있는 최신 운동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 안티 운동은 기술자들이 '996'으로 불리는 근무 실태에 대해 집중 항의함에 따라 '안티 996 운동'으로 불리고 있다. 996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노동"을 의미한다.
기술자들은 규제가 심한 국내 플랫폼을 이용하기보다는, 세계 최대의 소스코드 관리 서비스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깃허브(GitHub)' 플랫폼 등을 이용해 테크 업계의 부당 고용 실태와 대규모 해고 사태를 게재하는 것으로, 중국 테크 업계의 가혹한 실태는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익명의 활동가들이 3월 말에 깃허브에서 시작한 '996.ICU'라고 명명된 프로젝트에서는 현지 노동자들의 과도한 야근 사례를 투고하는 등 블랙기업의 실태를 투고하고 있으며, 블랙기업으로 분류된 업체와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을 투표를 통해 블랙리스트 순위를 매기기도 했다.

블랙리스트의 상위 기업에는,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홀딩스'와 '징둥닷컴(京東商城, JD.com)', 드론 메이커 'SZ DJI 테크놀로지' 등이 포함됐다. 한 기술자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먼 옛날 농민을 박해하던 지주들과 996 기업이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청명절 공휴일인 지난 5일 현재 996.ICU는 깃허브상에서 17만6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모아 최고의 북마크를 기록한 프로젝트로 꼽혔다. 이후 996 실태에 대한 항의 활동은 중국판 트위터 '위챗(웨이보)'을 통해서도 일부 확대되어 현재 수천 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이 때문에 중국 국내에서 개발된 웹 브라우저 중 일부는 지난주 법적 문제를 이유로, 안티 996 운동의 깃허브 저장소에 대한 접속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안티 996 운동은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치도 요구하고 있다.

상하이를 거점으로 하는 기술 스타트업 '디멘션(Dimension)'의 법률 및 규제 컨설턴트인 캣 구(Katt Gu) 고문은 '안티 996 운동'은 중국 노동계층의 권한을 확대시키는 전환점이라고 지적하며, "직원들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 악의적인 거대 기업들이 처벌을 받을 때가 왔다"고 밝혔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