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16일 오후 들어왔다. 무거운 마음으로 귀국했을 듯 싶다. 이 같은 최선희 부상의 기자회견 소식은 말레이시아에서 들었다. 청와대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미국의 눈치도, 북한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어서다. 솔직히 지금 우리나라의 위상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두 나라에 낀 형세라고 할까.
경제 역시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모두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실제로 그렇다. 장관 인사청문회도 난항이 예상된다. 7명 후보자들의 흠이 적지 않다. 1~2명 낙마하면 정말 큰 일이다.그렇다고 예전처럼 밀어붙이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문 대통령의 힘이 많이 빠졌다. 너무 초라하다. 누굴 탓할까.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국정의 우선 순위를 남북관계에 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작년 4월 첫 남북정상회담을 했고, 두달 뒤 6월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때까지는 최상이었다. 국내 반응도 좋았고, 전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했다. 그러나 상황은 수시로 변한다.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특히 문 대통령에게 타격이 컸다.
계속 남북미 문제만 붙들고 있어야 할 것인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시급한 게 있다. 경제 살리기다.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할 형편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가 힘을 잃었다. 수출, 투자 모두 부진하다. 경제의 활력을 되찾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정부가 우선적으로 할 일이다. 그동안 너무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외교안보라인에 대수술이 필요하다면 다시 손을 대야 한다. 정의용-강경화 라인은 너무 약하다. 전략 부족이 느껴진다. 나만 그럴까. 예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스스로가 외교 전문가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그렇지 못하다. 유능한 참모가 있어야 한다. 그 대통령에 그 참모라는 말이 나오면 안 된다. 내가 바라보는 현 시국이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