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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라면세점, 태국 시장 '눈독'…태국 면세시장 성장세 투자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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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라면세점, 태국 시장 '눈독'…태국 면세시장 성장세 투자 '적기'

면세점 업체들이 태국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은 다음주 면세점 사업권 입찰 과정이 시작되는 푸켓 공항의 모습. 사진=태국공항공사 페이스북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면세점 업체들이 태국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은 다음주 면세점 사업권 입찰 과정이 시작되는 푸켓 공항의 모습. 사진=태국공항공사 페이스북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기자]
서울시내 면세점은 이미 포화상태다. 기존에 있던 면세사업자들도 더 이상 사업을 유지못할 정도다.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공급만 늘어서 그렇다. 관광객들도 예년만 못하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 활동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졌다. 면세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가장 먼저 그들 눈에 들어온 나라는 바로 태국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은 태국 면세시장으로의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태국은 한국 드라마, K-pop 등 한류 열풍이 계속 불고 있는 곳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 문화를 즐기는 데서 나아가 한국식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화장품, 식품, 게임 등 관련 상품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면세업체들의 시선이 향한 태국 면세시장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너레이션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가별 면세시장 매출 순위에서 10위에 그쳤던 태국은 지난 2017년 8위로 올라섰다. 시장점유율도 2.8%에서 3.0%로 0.2%p 늘었다. 일본(2.5%), 프랑스(2.0%) 등을 앞서는 규모다.

롯데면세점은 곧 시작될 방콕, 치앙마이, 푸켓, 핫 야이 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 참가를 검토하고 있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4개 공항 면세점을 모두 차지하게 된다. 지난 2017년 6월 방콕에 시내면세점을 연 롯데면세점에게는 단숨에 태국 사업 규모를 키울 기회다.

롯데면세점이 입찰에 참가한다면 힘든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태국 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보유한 킹파워와 다시 맞붙어야 한다. 킹파워는 지난해 11월 파타야 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 롯데면세점 등을 물리치고 사업권을 차지했다. 이번 입찰에는 세계 면세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듀프리(Dufry)와 홍콩 DFS 등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초 개최된 태국 관광산업박람회에 참석하는 등 홍보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자녀 장학금 지원 사업, 참전용사 마을 '리틀타이거홀'을 조성하는 사업 등 롯데그룹 차원에서 펼치는 사회공헌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동남아시아 시장 마케팅 분야에서 성과를 냈던 이갑 대홍기획 대표가 새 수장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푸켓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라면세점도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는 신라면세점도 태국 공항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1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뷰티인플루언서들과 ‘뷰티앤유(Beuty&U)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타깃 시장으로 꼽은 이들 국가에서 화장품·향수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라면세점은 태국 등에서 추가 진출 기회가 생기면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은 홍콩 첵랍콕 공항,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면세업체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부 제재가 풀리긴 했지만 사드가 배치된 이후 중국 정부가 내린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초 중국에서 시행된 전자상거래법이 다이궁들의 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중국 전자상거래법 시행에 따른 영향이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시장을 다각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