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칼럼도 그랬다. 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충분히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외신을 인용하긴 했지만 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했다. 그것을 갖고 정치권 뿐만 아니라 국민도 의견이 갈렸다. 한쪽은 찬성, 또 다른 쪽은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것이 정상인데도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오풍연이 비뚤어진 시각을 갖고 있다는 논리다.
그 뿐만 아니다. 한 지인과 통화를 했다. 그분 역시 최근의 사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나라가 품격을 잃어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 분은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을 예로 들었다. 초등학생들이 창문을 열고 전 전 대통령을 향해 샤우팅을 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이것은 아니다” 싶었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 초등학생들이 전두환을 알 리 없다. 어른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90에 가까운 전직 대통령을 서울에서 수백km 떨어진 광주까지 부르는 게 비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재판 관할권을 얘기했다. 그 분의 얘기가 구구절절이 옳았다. 전두환 재판은 서울에서 해도 될 문제였다. 그러나 광주로 불렀고, 나오지 않으면 구인장을 발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만약 그래도 안 나오면 수갑을 채울 분위기였다. 그래서 전 전 대통령도 광주에 갔을 것으로 본다.
두 가지 사건만 예로 들었지만 요즘 부끄러운 일이 너무 많다. 해외 토픽에 나올 일들도 자주 일어난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까닭이 있을 터. 지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양심적인 언론도 없다. 모두 분위기에 젖어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린다. 문제가 있으면 이슈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느라 양심적인 목소리는 꽁꽁 숨어버렸다. 이래서는 안 된다. 중심을 잡아나가는 사람이나 언론이 절실하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