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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가상화폐 거래소, 기존 상장사 인수해 재상장하는 '거꾸로 인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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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가상화폐 거래소, 기존 상장사 인수해 재상장하는 '거꾸로 인수' 확산

자금 조달 꾀하는 동시에, 금융 서비스업 본류에 파고드는 것이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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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 사이에서 기존의 상장사들을 인수해 재상장하는 '거꾸로 인수'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비트코인 등을 취급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사이에서 기존의 상장사들을 인수해 재상장하는 '거꾸로 인수'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 조달을 꾀하는 동시에, 금융 서비스업의 본류에 파고드는 것이 목적으로 관측된다.

뉴욕 사법부는 지난해, 다수의 가상화폐 거래소는 시장 감시가 불충분하여 이익 상충이 만연되었으며, 위법한 경영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가상화폐는 자금 세탁이나 해커들의 불법 자금 지불 요구, 인프라 미비 등의 문제가 잇따르면서 명성이 크게 실추된 상태다.

게다가 가상화폐 시장은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대표적인 통화인 비트코인이 2만 달러가 넘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년 말 절정을 맞았지만 이후, 비트코인은 끝없는 추락을 거듭해 80% 이상 하락했고, 거래량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거래소는 이익을 확정하고 싶은 투자자로부터 압력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배경으로, 거꾸로 인수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금융 서비스업의 본류에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거꾸로 인수(Reverse mergers, 역합병)는 신규주식공개(IPO)의 경우와 같은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고 주식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시장 조사 기관인 파크로네시아(Kapronasia)의 제논 카프론(Zennon Kapron) 이사는 "가상화폐는 시세가 하락하고 규제 당국의 태도도 엄격해지고 있어, (상장은) 이익을 확정하고 싶은 투자자와 창업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기회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가상화폐 브로커 딜러로 활약 중인 합병법인 '보이저 디지털 캐나다(Voyager Digital Canada)'가 광물 탐사업체 'UC리소시즈(UC Resources)'를 인수한 뒤, 2월 중순 토론토의 벤처 거래소에 상장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그리고 지난 1월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OK코인의 창업자가 경영권을 쥐고 있는 'OKC홀딩스'가 홍콩 상장 건설사인 'LEAP홀딩스(Leap Holdings)'의 주식 60.5%를 4억8400만 홍콩달러(약 690억6680억원)에 인수했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블록체인 인더스트리스(Blockchain Industries·BCII)'의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가상화폐 거래소 의한 상장 기업 인수의 움직임은 잇따랐다. 가상화폐 거래소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ANX 인터내셔널(ANX International)'은 홍콩에 상장된 마케팅 회사 '브랜딩 차이나(Branding China)'의 주식을 취득하여 지배권을 잡았으며, 이어 싱가포르의 가상화폐 거래소 '후오비(Huobi)' 또한 홍콩에 상장된 전력 회사 '판트로닉스 홀딩스(Pantronics Holdings)'의 지분 72%를 손에 넣기도 했다.

디지털 자산 투자사 레저 캐피탈(Leisure Capital)의 매니징 파트너인 페이 딩안(Fei Ding'an)은 "많은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그들의 명성이나 세간의 평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상장'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래소도 있다"며, 거꾸로 인수의 확산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에 임하기 시작한 규제 당국에 있어서는,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꾸로 인수에 의한 상장은 꽤 성가신 문제다. 투명성을 전제로 하지 않고, 규제의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거꾸로 인수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규제 당국의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규제의 틀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전망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