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차, "신한·롯데·삼성카드 받지마" 대리점에 공지…전산시스템 막아

공유
0

현대차, "신한·롯데·삼성카드 받지마" 대리점에 공지…전산시스템 막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고객님 당분간 신한·삼성·롯데카드는 결제가 안됩니다. 현재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 중입니다"

서울 강남의 한 현대자동차 대리점 관계자의 말이다. 11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부터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로 자사의 신차 구입을 할 수 없다고 대리점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4일 까지 수수료 협상이 되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이 해지되는 비씨카드는 아직 결제가 가능하다.
신한·삼성·롯데카드는 지난 주말까지 이어진 현대차와의 가맹 수수료 협상이 불발되면서 해당 카드는 결제를 받지 말라고 공지했다. 정식으로 가맹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카드사에 밝힌 것은 아니지만 당초 현대차가 예고한대로 10일까지 협상이 완료되지 않아 이날부터 협상이 불발된 카드사 고객들은 결제를 하지 못하도록 전산시스템을 막은 것이다.

서울 강남의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가맹점에서 빠졌다. 수수료 협의가 완료돼야 결제가 가능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협의 환료시까지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공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산시스템이 아예 막혀서 해당 카드로는 아예 결제가 안된다"며 "언제부터 가능할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수료 협상이 타결된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는 결제가 가능하다. 또 다른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현대카드만 가능했고 다른 카드로는 결제가 안됐다"며 "11일 기준으로 씨티, 국민, 현대, 하나, 비씨, 농협카드만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일 현대차와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와는 수수료 협상이 타결됐다. 당초 카드사들이 제시한 방안은 아니지만 처음에 현대차가 제시한 것보다는 높은 수수료를 적용받기로 하면서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에 카드사들은 지난 1일자로 현대차에 대한 수수료율을 1.8%대에서 1.9%대로 0.12~0.14%포인트 올리겠다고 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대차는 10일까지 협상이 완료되지 않으면 가맹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히며 협상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수수료율 인상폭을 0.01~0.02%포인트로 제시했으나 이후 0.04~0.05%포인트까지 조정하는 방안으로 수정됐고, 일부 카드사들이 협의를 통해 조정안을 받아들이면서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초 예상됐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초 제시한 것보다 진일보한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에 중간 접점을 찾은 것 아니겠느냐"며 "이는 다른 카드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신한·삼성·롯데카드는 현대차의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가맹 카드사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이 3곳의 카드사들은 협상의 문을 아직 열어놓고 있으나 현대차는 협상이 불발된 카드사들에게는 당초 제시한대로 결제가 안되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 8일 현대차가 조정안을 제시하고 나서 이튿날 자사가 역제안을 한후 소식이 없다"며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불편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원하는 결제 수단이 축소되는 등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경우 업계 상위권을 다투는 곳이기도 해서 고객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속 협상을 진행중이다"면서도 "지난주에 신한카드 등을 통해 계약하려는 고객들에게 안내를 했고 이번주까지 출고돼야 하는 신차에 대해서는 협상이 불발된 카드사 고객도 지난주에 원하는 카드로 선결제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