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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압박 ‘에 동네북 신세된 '한국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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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압박 ‘에 동네북 신세된 '한국 반도체’

주변국 특허침해 소송 시달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는 한국기업들의 반도체 독주를 견제하려는 주변국들의 몽니가 심해지고 있다. 각국 정부의 무분별한 특허침해 조사, 반독점 심사에 우리 기업들은 그야말로 동네북 신세가 된 모양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는 한국기업들의 반도체 독주를 견제하려는 주변국들의 몽니가 심해지고 있다. 각국 정부의 무분별한 특허침해 조사, 반독점 심사에 우리 기업들은 그야말로 동네북 신세가 된 모양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오만학 기자]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는 한국기업들의 반도체 독주를 견제하려는 주변국 몽니가 심해지고 있다. 각국 정부의 무분별한 특허침해 조사, 반독점 심사에 우리 기업들은 그야말로 동네북 신세가 된 모양새다.

◇ 韓반도체 넘어뜨리기 위해 혈안 된 美·中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Netlist)가 2017년 7월 독일 뮌헨 지방법원에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 지난 1월 31일 최종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관련업계는 이의신청 기간(4주)이 지나 사실상 넷리스트 항소는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넷리스트의 소송전(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넷리스트는 그해 8월과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중부지방법원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다음해인 2017년 7월에도 중국 베이징 지식재산법원과 독일 뮌헨 지방법원에 관련 소송을 냈다.

다만 넷리스트가 제기한 SK하이닉스의 특허침해 혐의는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ITC는 2016년 9월에 제기된 특허침해 소송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한 무혐의 판결을 내렸고 중국 베이징 지식재산법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대상으로 특정 SSD(솔리드 스테이트 스토리지 드라이브)와 적층전자부품, 이들을 활용한 메모리 제품에 대한 '관세법 337조' 조사를 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내 상품 판매와 수입 관련 불공정행위에 대한 단속을 규정하고 있다. ITC는 이 조항에 따라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금지나 판매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반도체굴기를 내세운 중국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RDC)는 2017년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에 불만을 품은 자국 스마트폰업체 민원을 받아들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대상으로 가격 담합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매체는 중국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경제수석부처 NRDC가 삼성전자에 D램 가격 인하를 압박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중국 NRDC 의견에 주의를 기울이면 모바일 D램 가격 상승이 완화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반도체 한국’, 주변국엔 너무 높은 벽

이렇듯 주변국들이 일제히 우리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삼성과 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 한국’의 아성이 높기 때문이다.

'디램익스체인지'가 지난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D램 분야에서 437억4700만 달러(49조1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세계 D램 시장 총 매출액 996억5500만달러(약 112조원) 중 43.9%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SK하이닉스는 매출 294억900만 달러(33조1000 억원·점유율 29.5%)로 그 뒤를 이었다.

두 업체의 합계 점유율은 무려 73.4%에 달했다. 즉 전세계 D램 매출의 4분의 3을 한국 기업이 쓸어 담아간 것이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삼성전자 35.0%, SK하이닉스 10.6%를 기록하며 우리 기업이 전체 점유율의 절반가량(45.6%)을 가져갔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시장점유율이 각각 44.9%와 29.6%로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반도체 한국’의 아성이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허분쟁 소송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우리 기업들 패소 가능성도 낮다”면서도 “한국 업체들의 독주를 깨기 위한 시도가 더욱 잦아질 것이 예상되는 만큼 경계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오만학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