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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빅3’, 유럽 시장 놓고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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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빅3’, 유럽 시장 놓고 대격돌

SK이노·삼성SDI 이어 LG화학 제2 배터리공장 설립..3사, 1분기 투자액 2조 원 넘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에너지 업체들이 유럽의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정책에 따라 유럽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에너지 업체들이 유럽의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정책에 따라 유럽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오만학 기자] '전기자동차(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는 유럽시장을 잡아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에너지 업계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혁신 산업)’로 등장한 가운데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에너지업체들이 유럽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27일 이사회를 열고 동유럽 헝가리에 9452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유럽 제2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SK이노베이션이 투자를 결정한 제2공장은 현재 제1공장이 건설 중인 헝가리 코마롬시(市)에 있는 건설부지에 연면적 약 3만5000평 규모로 건설 된다. 제2공장은 이달 중 착공해 오는 2020년 상반기 준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서산 공장(연간 생산 4.7GWh)에 이어 헝가리 코마롬 제1공장(7.5GWh), 중국 창저우 공장(7.5GWh), 미국 조지아주 공장(9.8GWh) 등을 포함해 세계적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럽 자동차 산업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유럽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56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지난 2016년 헝가리 피드에 투자한 4000억원을 더해 헝가리 배터리 공장에만 1조원가량을 투입한 셈이다.

지난해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한 LG화학 역시 유럽에 제2공장 신설을 검토중이다. 건설 지역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BMW, 벤츠, 아우디 등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업체 본사와 생산공장이 있는 독일 인근 국가를 위주로 가능성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1분기에만 유럽 투자액이 2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됐다.

국내 배터리 업계들이 이처럼 유럽시장 진출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유럽에서 최근 전기차 판매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지난달 28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2016년 22만3000여대를 기록한 후 2017년 31만대를 넘어서다 지난해에는 40만대를 돌파했다. 불과 2년 사이에 전기차 판매량이 두 배 가량 크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7.5% 감축하기로 지난해 말 합의해 전기차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직후인 올해 1월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등 일부 유럽국가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2%, 81%, 54%, 52%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업계는 2022년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서운) 전기차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배터리 공급능력이 2년6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만학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