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시사의 창]아이를 볼모로 잡는 사립유치원 용서 말라

4일로 예정된 1학기 개학 무기한 연기 방침 밝혀

기사입력 : 2019-03-02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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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사람들.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묻고 싶다. 서너살 배기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흥정을 하는 것 같다. 대단히 잘못된 버릇이다. 유치원 개학을 연기하겠다고 하니 말이다. 이에 따라 맞벌이 부부들은 패닉에 빠지다시피 했다. 아이를 어딘가 맡겨야 하는데 그것을 막은 셈이다. 먼저 정부의 강경 대응을 주문한다.

전국 3300여개 사립 유치원이 소속된 한유총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일로 예정된 1학기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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혔다. 한유총은 "유은혜 부총리가 대화 요구를 거부하고 거짓 주장과 여론 왜곡으로 사립 유치원 마녀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한판 맞붙겠다는 얘기와 다름 없다.

엄마, 아빠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유치원도 다 끝나고 연결도 안 되는 저녁에 공지가 뜨더라고요. 실망스럽고 정말 화가 나죠”라고 말했다. 연휴가 끝난 월요일부터 당장 아이를 맡길 곳 없는 맞벌이 가정은 더 속이 타들어 간다. 둘 중 하나는 연가를 내든지 해야 할 판이다. 총맞은 기분이라고 말하는 부모들도 있다.
이들 유치원 측은 불안감도 조성하고 있다. 유치원들이 보낸 안내문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한유총이 반대하는 유아교육법 시행령이 적용되면 학부모가 유치원을 선택할 수 없고, 통학버스기사의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으로도 학기 중 유치원이 폐쇄될 수 있다고 적었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학부모들을 동원하려는 인상이 짙다.

또 2200개 사립유치원이 무기한 개학 연기에 동참할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유 교육부장관은 "현재 전국적으로 약 164개로 확인됐고 이 중 97곳은 자체돌봄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치원들이 개학 무기한 연기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한 혼란은 불가피해졌다. 몇 곳이 문을 닫는지는 4일 가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립유치원들을 혼내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아이들의 학습권을 갖고 농단을 부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오인서)는 1일 "한유총에서 발표한 소속 유치원의 무기한 개학 연기는 교육관계법령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면서 "대검은 향후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사립 유치원의 개학 연기는 유아교육법상 학교운영위원회 자문을 거쳐야 하는데 이 절차를 위반하면 유아교육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유총이 회원인 사립유치원에 강제로 개학 연기를 강요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이번 만큼은 정부가 절대로 밀리면 안 된다.

사립유치원들이 이처럼 나오는 이유는 딱 하나다. 그동안 누려왔던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 지금은 투명한 세상이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 오풍연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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