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이달 27~28일 이틀 간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의 만남은 회담이 시작하기도 전에 온갖 진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열차로 66시간 ‘열차 행군’으로 베트남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오후 4시 30분께 전용열차로 평양역을 출발해 4500여㎞에 달하는 거리를 65시간 40분 동안 달렸다.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Beatles)의 대표곡 ‘더 롱 앤드 와인딩 로드(The Long and winding road:멀고 험한 길)’처럼 한반도 비핵화의 길은 멀고 험하다는 점을 거듭 확인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북한 최고 지도자의 베트남 방문은 김 위원장 조부 김일성 주석의 1964년 방문 이후 55년 만에 처음이다. 1975년 끝난 베트남전 이후 경제발전으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룬 베트남을 바라보는 김 위원장은 어떤 상념에 잠겼을까.
양국 지도자는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보상 선물을 주고받는 ‘세기의 핵 담판’을 벌인다.
8개월전 싱가포르 회담이 총론 격이었다면 이번 하노이 회담은 실질적인 실천방안을 일궈내는 중대 국면이다. 미국과 북한이 8개월전 싱가포르 회담에서 ‘어음’을 끊었으니 이제 하노이에서 정산을 할 때가 된 것이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길로 가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인 셈이다.
이번 회담은 북한 영변 핵시설과 핵물질 동결 등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구체적 이행 방안을 내놓으면 미국이 상응조치로 종전선언과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연락관 파견 등을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역사적인 종전선언에 합의를 한다면 휴전협정은 66 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전 세계가 좀처럼 볼 수 없는 ‘세계의 정치 담판’에 숨죽이고 지켜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민구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