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교안을 잘 안다. 그가 서울지검 공안부 말석검사로 있을 때부터 알고 지내왔다. 요즘도 더러 연락을 한다. 검사로서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인 것도 맞다. 법무장관, 총리도 대과 없이 잘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언행에 신중하다. 그런 점들이 한국당 지지자, 나아가 전국민에게 어필한 것 같기도 하다. 여야 통틀어 대선주자 선호도 1위가 그것을 말해준다.
오세훈. 나는 그가 선거에서 3등을 하더라도 잃을 것은 없다고 본다. 잘 싸우고 있다. ‘오세훈다움’을 강조했는데 그렇게 했다. 정치인은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년 총선도 있고, 2022년 대선도 있다. 장담컨대 오세훈 카드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으리라고 예상한다. 그만의 차별화된 선거 전략으로 이미지를 바꿨다.
탈(脫) 박근혜도 완전히 성공했다. 반면 황교안과 김진태는 박근혜를 벗어나지 못했다. 순전히 표 때문이다. 박근혜 카드가 이번에는 통할지라도 앞으로 계속 갖고 갈 수는 없다. 국민들은 이미 머릿속에서 박근혜를 지웠다. 과거의 유산이 된 것이다.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판에 아직도 박근혜를 외치고 있으니 한심한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김진태. 나름 선전을 했다. 재선 의원으로 정치적 비중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 목소리는 분명히 내왔다. 이번에 오세훈을 제치고 2등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적 입지는 견고히 했다고 할 수 있다. 그에게도 과제는 있다. 언제까지 박근혜 타령을 할 것인가. 정치인은 모름지기 자기 정치를 해야 한다. 우물안 개구리는 안 된다.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면 박근혜를 벗어나야 한다. 박근혜 약발은 이제 끝났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