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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실험실서 만든 ‘세포배양 고기’ 식탁 오를까?…미국서 찬반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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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실험실서 만든 ‘세포배양 고기’ 식탁 오를까?…미국서 찬반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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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미국 농무부(USDA)와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 가축이나 가금류의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는 ‘세포배양육’에 대해 공동규제하고 감독해 나가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험실의 샬레 안에서 배양·증식되는 재생의료용 피부처럼 식용육도 세포에서 배양·증식할 수 있게 됐다.
‘세포배양육’이란 살아있는 가축이나 가금류로부터 근육세포를 채취, 그것을 실험실의 배양배지 안에서 증식시켜 근육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가축이나 가금류의 고기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주요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지만, 향후 40년 안에 세계의 식육수요를 종래의 축산으로는 채울 수 없다고 생각되고 있다.

또한 광대한 토지와 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존 축산에 비해 세포배양육은 물이나 토지를 90%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90% 절감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 관점에서 봐도 세포배양육이 지속가능하다는 이유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축산의 식육과 세포배양육은 생물학적으로 같은 근육조직이라고 해도 실험실 배지 안에서 증식시킨 근육조직이 같은 식품으로 받아들여질지, 식품으로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소비자로선 의심이 남는 대목이다. USDA와 FDA는 지난해 7월 세포배양식품에 관한 공청회를 열어 세포배양육 연구를 진행하는 기업이나 연구자와 소비자 등의 의견을 청취했다.

700만 명의 독자를 가진 소비자정보지 컨슈머리포트를 발행하는 NGO 단체 컨슈머스 유니언의 상급 과학자인 마이클 한센 박사는 공청회에서 의견을 밝혔다. 박사는 세포배양육의 안전성에 대해 이렇게 우려했다. 이 새로운 기술은 “식용동물로부터 세포를 꺼내, 비타민, 지질, 아미노산 및 소태아 혈청을 포함한 성장호르몬 등이 들어간 증식 배지에서 그러한 세포를 증식·분화시킨다. 하지만 이 배양액에는 동물세포가 포함돼 있어 질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진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로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소비자에게 세포배양육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제조된 고기의 정밀한 평가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세포배양육이 종래의 식육과 다르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알려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차이를 아는 명칭으로 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포배양육 명칭에 대해 컨슈머리포트가 전국 소비자에게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많은 것이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lab-grown meat)였고 이어 인공육 또는 합성육이 많았다.

FDA가 예시한 양식육이나 클린미트는 어떻게 생산된 어떤 고기인지 모르기 때문에 별로 선택되지 않았다고 한다. 소비자단체나 식육업계에서는 세포배양육이 유통되기 위해서는 기존 식육과 구별이 돼 생산방법을 알아볼 수 있는 표시와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