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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지난해 외국인 주주에 3조원 배당…국부유출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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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지난해 외국인 주주에 3조원 배당…국부유출 논란 가열

외인지분 100% 한국씨티은행 9241억원, SC제일은행 6000억원 배당

2018년 금융업계 배당 추이 사진=한현주기자
2018년 금융업계 배당 추이 사진=한현주기자
[글로벌이코노믹 한현주 기자] 지난해 외국인 주주들에게 돌아간 현금 배당액이 3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금융계에선 외국계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시중은행인 씨티은행이 현금 배당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 등 3개 금융지주가 지난해 이익에서 주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배당금은 총 2조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외국인 주주에게 배당된 몫은 1조5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외국계 시중은행인 한국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배당금 액수인 1조5000억원을 더하면 외국인 주주에게 돌아간 이익은 3조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들은 외국인 주주가 많은 편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100%인 SC와 씨티를 비롯해 하나(69.8%), 신한(67.3%), KB(68.6%)도 외국인 지분율이 60~70%에 이른다.

금융 지주별로 보면 한국 씨티은행의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합산하면 지난해 배당총액은 924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4년간 당기순이익 맞먹는 액수다.

한국 씨티은행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주당 385원, 우선주 주당 435원의 기발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225억원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에도 8116억원을 중간배당한 바 있다.

그 다음으로는 SC제일은행이 총6000억원을 받았다. 최근 2년간 당기순이익 규모에 달한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16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을 중간배당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SC제일은행은 중간배당에 더해 1000억원을 추가로 기말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위는 KB금융으로 7597억원 현금 배당을 받았다. 배당 금액 중 외국인 주주가 가져간 돈은 5212억원이다. 4위로는 신한금융으로 7530억원중 5068억원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로 했다. 5위로는 하나금융으로 현금배당 5705억원중 3982억원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돌아갔다.
아직 배당 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우리금융의 몫이 더해지면 4대 금융지주의 이익에서 외국인들에게 돌아갈 금액은 1조5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자본이 잠식한 금융권의 고배당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매년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계 은행의 높은 배당 성향에 대해서는 건전성 문제를 두고 비판이 거센 이유다.

업계에서는 배당은 주주의 이해관계 따라 투자자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채권자의 입장에서 보는 배당에 대한 시각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자본 건전성을 고려해 무분별한 배당을 적절히 규제하고, 배당 대신 차입금을 상환에 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민들을 상대로 한 이자 장사의 과실이 외국인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지분구조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적정 자본 적립을 해치면서까지 과도한 배당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은행에 배당을 많이 하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다만 고배당이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면 일정 부분 조치는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현주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