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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베네수엘라 금 24t은 어디로 갈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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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베네수엘라 금 24t은 어디로 갈 수 있었을까?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기본 제품 수입에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금 20t을 매각하려다 중단했는데 원매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베네수엘라 정치인이 베네수엘라가 금 20t을 보잉 777에 실어 반출하려고 한다며 트위터에 올린 골드바 사진.이미지 확대보기
베네수엘라 정치인이 베네수엘라가 금 20t을 보잉 777에 실어 반출하려고 한다며 트위터에 올린 골드바 사진.
베네수엘라가 외환보유고 84억 달러에서 12억 달러의 금을 잉글랜드은행에서 인출하려고 했을 때 잉글랜드은행이 거부하자 자체 보유한 금 매각에 나선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외화 수입이 없어 기초 생필품은 물론 유전 가동에 필요한 화공약품을 살 돈도 없는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물가가 천문학 수준으로 뛰고 산유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일례로 0.55달러짜리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가 무려 260만 볼리바르나 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18년 3월 금괴를 잡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18년 3월 금괴를 잡고 있다. 사진=로이터

광산업 전문매체인 미국의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정치인인 호세 게라는 지난달 29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공항에 중앙은행에 저장돼 있는 금 20t을 공수하기 위해 러시아 여객기가 착륙했다고 트윗을 날렸다. 그는 금의 가치가 전체 준비금의 20%인지, 금의 가치가 약 8억 4000만 달러어치라는 주장의 긍거를 대지는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금 20t을 항공기에 적재하기 위해 따로 떼어놓았다고 전했다고 마이닝닷컴은 설명했다.

마두로는 1일 금 선적을 취소했다. 마이닝닷컴이 베네수엘라의 금이 적재됐다면 어디로 갔을까라고 묻고 여러 국가를 후보국으로 올렸다. 최근 스위스 교역 통계를 근거로 본다면 베네수엘라가 수출한 20억 달러어치의 금은 터키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로 수출됐다. UAE 11억 달러 어치, 터키 9억 100만 달러 어치다.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11월 유로 현금을 받는 대가로 UAE에 금 15억t을 팔 계획이었다.

그리고 최근 카라카스 공항에서 목격된 민간 제트기는 터키 광업회사 지네르(Ciner) 소유였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마두로의 유일한 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터키가 베네수엘라을 이란으로 보내 유엔 제재를 위반한다는 의구심도 있다.

러시아도 유력한 후보국이다.러시아는 베네수엘라의 금을 받아들인 나라다. 러시아는 재정 지원과 영향력 행사를 하기 위해 20t을 사들였을 수 있다. 러시아는 2017년 베네수엘라에 차관으로 약 30억 달러를 제공했다. 이는 1200억 달러에 이르는 베네수엘라의 채무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3~17년 사이에 10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 대가는 원유와 영향력이었는데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자회사인 정유회사 시티고의 지분 절반을 사들였다. 담보는 러시아가 PDVSA에 제공한 차관 10억 달러였다.

베네수엘라에게 차관은 디폴트 위험이 없는데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은행이 됐다. PDVSA는 러시아 차관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원유를 채무변제 대금으로 현금 대신 받는다. 베네수엘라는 굳이 피같은 외환보유고를 쓰지 않을 수 있고 러시아는 현금과 마찬 가지인 원유를 손에 챙길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 비행기기가 가라카스 공항에서 20t의 금을 싣기 위해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었다는 게 말이 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