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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손석희 사퇴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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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손석희 사퇴가 정답이다

JTBC 사장이라 나가라고 할 사람은 없어, 본인이 결정해야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손석희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나에게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관련 칼럼을 계속 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4번에 걸쳐 썼다. 제목은 이렇다. '손석희 사건을 주목한다' '손석희 진실을 말해라' '홍준표와 손석희' '내가 손석희라면' 등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손석희도 약점을 잡혔다. 그것을 덮으려고 이런저런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전체 진상은 알 수 없다. 손석희는 이름이 거론된 것 만으로도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이제 남은 것은 거취 문제. 나는 방송을 계속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상처가 너무 크다. 감히 말한다. 사퇴가 정답이다. 손석희가 과연 그 카드를 꺼낼 수 있을까. 지금 JTBC의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누가 나가라고 할 사람은 없다. 본인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어제(28일)도 손석희가 뉴스룸에서 무슨 말을 할까 궁금했다. 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은 매우 굳어 있었다. 예전의 자신감은 없었다. 그래서 죽은 뉴스처럼 보였다. JTBC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손석희가 있는 한 JTBC를 신뢰할 수 있을까. 회사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시간을 끌수록 손해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손석희 때문에.

내가 손석희의 사퇴를 촉구하니까 이런 질문이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손석희에게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라는. 솔직히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은 이 세상에 한 명도 없다. 다만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게다. 나 역시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직을 모토로 열심히 살아 왔다. 평가는 남이 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깨끗하다고 주장해도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소용 없다. 평판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앵커도 그렇고, 기자도 그렇다. 비판자적 입장에 선다. 그러려면 자신부터 몸가짐을 잘 해야 한다. 현직 언론인 2명이 대기업에 자녀를 인턴으로 채용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미디어오늘 보도다. 물론 두 사람은 청탁 의혹을 부인한다. 또 다른 손석희 사건을 보는 것 같다. 언론인에게는 청렴의무가 있다. 그래서 김영란법을 만들었다.

언론인도 유혹을 받기 쉽다. 상대방이 불공정한 제안을 먼저 해올 수도 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던가. 나도 32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다. 지금 롯데 엔제리너스 직원으로 일한다. 녀석은 커피 바리스타 학원, 알바, 스텝을 거쳐 정식 사원이 됐다. 제 힘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야 자식도 강해지는 법. 과잉이 약한 사람을 만든다.

언론의 생명은 공정성이다. 불의에 대해서는 끝까지 파는 것이 옳다. 손석희의 JTBC가 기여한 공도 크다. 최순실 사건도 첫 보도를 했다. 그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물러나기에 이르렀다. 지금 손석희 자신이 심판대에 올랐다. 여론은 손석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상식 선에서 납득 안 가는 대목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손석희라면 진작 사퇴했을 것이다. 인정할 것은 깨끗이 인정하고.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