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왈. 의원들이 바빠서 그렇단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노는 의원들이 부지기수다. 생색만 내는 단식. 그럴 바에는 당장 집어 치워라. 쇼하지 말고. 나도 자유한국당 단식 뉴스를 보다가 웃음이 나왔다. 사실 단식은 최후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비웃음 거리를 만들었다. 나경원 리더십도 크게 상처받았다.
민주당도 제철을 만난 듯 한국당을 비난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27일 서면 브리핑에서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용 '5시간30분짜리' 단식에 국민이 싸늘하다"면서 "'세끼 챙겨먹는 단식도 있느냐', '이런 건 웰빙 단식이다', '릴레이가 아니라 딜레이 단식이다' 등의 조롱 섞인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을 받아도 싸다.
이 대변인은 "해명은 더 가관이다. 어제 나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면서 자당 의원들이 지금 가장 바쁠 때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모든 의정활동을 내팽개친 그들은 도대체 무슨 일로 바쁜가"라고 되물었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현 전 대표 단식 7일, 김성태 전 원내대표 단식 9일. 오늘로서 한국당 릴레이 '억지단식' 4일째"라며 "어차피 기록은 도긴개긴"이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도 지난 26일 “자유한국당의 릴레이 단식이라고 해서 긴장해서 보았다. 정말 많은 의원들이 단식에 동참한다고 하니 더욱 긴장되었다. 그것도 여성원내대표가 앞장선다고 하니 더 더욱 긴장 되었다”면서 “그런데 좀 자세히 살펴보니 단식하는 시간이 5시간 30분이네? 이게 뭔 단식이야”라고 꼬집었다. 이어 “개그다! 개그~”라며 “오랫만에 웃는다”고 했다.
이런 단식을 왜 할까. 릴레이 단식은 처음 본다. 더러 단식에 동참하는 것은 봤다. 나경원 스스로 부담스러워 그랬을 것도 같다. 단식을 하면 원내대표부터 해야 하는데 영 자신이 없었을 터. 그래서 릴레이 단식이라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생각해 내지 않았을까 싶다. 야당은 처절해야 한다. 이번 단식은 배부른 단식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한국당의 현주소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