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 여사까지 비판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김 여사가 이뻐서 그렇진 않다. 그런 식으로 갖다 붙이면 온전할 사람이 없다. 손혜원이 김 여사를 팔 수는 있다. 호가호위 한다고 할까. 그러나 대통령 부인에 대한 공격은 삼가야 한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더 나아갔다. 정 의장은 “손 의원 문제와 재판거래 의혹이 있는 서영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의 의혹을 ‘김혜교 스캔들’로 부르고 싶다”면서 “김은 김정숙 여사로, 이번 정권에서 숙명여고 출신 분들이나 숙명여고 출신의 배우자를 둔 분들이 벼락출세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의 오만방자한 짓도 김 여사를 믿고 하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혜는 손혜원, 교는 서영교 의원으로 ‘김혜교 스캔들’은 이 정권이 가진 여러 측면과 교만을 보여준다”고 거들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금 손 의원은 문체위의 여당 간사로서 친문의 상징이 된 분”이라며 “단순한 부동산 의혹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렵게 살아서 1억원을 증여해 줬다는 조카는 충동구매로 값비싼 집을 3채나 샀다고 하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것이야말로 사법당국이 청와대 눈치를 보지 말고 나서서 국민적 의혹을 밝혀 줘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를 공격하자 청와대가 발끈했음은 물론이다. 김의겸 대변인이 즉각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초권력형 비리’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런 발상이야말로 ‘초현실적 상상력’이다”면서 “정치판이 아무리 혼탁하다 하더라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선이 있다. 그 선을 지켜 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를 편들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정치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 그 선은 국민들이 판단한다. 지금 야당이 김 여사를 공격하는 것을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나는 불편한 느낌을 받고 있다. 김 여사가 직접 관여했다면 몰라도 그냥 갖다 붙이는 것은 억지 춘향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