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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 회추위 공정성 논란...'밀실'서 차기 회장 후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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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 회추위 공정성 논란...'밀실'서 차기 회장 후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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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차기 저축은행중앙회 선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회장추천위원회에 대한 공정성 시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사회를 움직이는 소수의 입김으로 선정되는 회추위가 회원사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6일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대표, 한이헌 전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면접 전형을 진행해 3명 모두 오는 21일 열리는 선거 총회에 진출시키기로 했다. 앞서 지난 14일 7명의 차기 회장 후보 중 3명을 추린 이후 면접 전형을 통해 최종 선거에 나갈 후보를 결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앙회 회추위가 어떤 기준에 따라서 후보자들을 낙점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가뜩이나 후보들에 대한 도덕성 시비, 외부 입김 영향 등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소수로 구성된 회추위가 구체적인 해명없이 '밀실'에서 후보를 결정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저축은행중앙회 노동조합에서는 일부 저축은행 대표들이 회장 후보들에게 중앙회 임직원 임금 삭감을 약속 받기 위해 각서를 써줄 것을 종용했다며 회추위에 대한 전면 재구성을 주장한 바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어떤 항목을 얼마나 중점적으로 봤는지 알 수 없고, 내린 결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없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설명없이 결정을 따라야 하니 7명의 소수로 이뤄진 회추위가 업계를 얼마나 대표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회추위가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것은 유례없이 많은 후보가 몰려 변수가 많아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앙회의 왜곡된 지배구조 문제에서 기인한다.

저축은행중앙회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규정에 따라 회추위는 전임 또는 현직 회장 1명, 회원사 지부장 2명, 회원이사 2명, 전문이사 2명 등 모두 7명이며, 이사회에서 결정에 따라 구성된다.

이 때 회추위의 대부분은 이사회의 일원이 도맡아하다시피 하는데, 이사회의 일원도 현직 회장과 회원사 지부장단회의 등 소수의 의견에 의해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진정으로 회원사 모두 대표하는지 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중앙회의 이사회 12석 가운데 6개 자리는 중앙회장이 힘이 작용한다. 우선 중앙회 회장 본인 1명과 중앙회장이 추천하는 5명(전무이사 1명, 전문이사 4명)은 회장의 추천으로 중앙회 총회에서 가부가 결정된다. 전문이사는 4명은 일반기업의 사외이사와 같은 역할을 하며, 이 중 2명이 회추위의 일원이 된다.

나머지 6석은 지부장단회의가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부장단회의는 중앙회의 자문기구이자 서울, 부산·경남 등 지역별 저축은행 대표이사들을 대신하는 자리로, 전국 79개 회원사 중 14개사만이 이 회의에 포함된다.

이 회의에서 회원이사 6명을 이사회의 일원으로 추천하는데, 회원이사들 6명 중에서 2명이 회추위 일원이 된다. 이와 별도로 지부장단회의의 일원 2명도 회추위에 포함된다.

더욱이 지부장단회의는 중앙회 정관 34조에 따라 '지부장단회의의 자문 결과가 이사회 의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입김이 세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부장단회의는 회장의 자문기구일 뿐인데 정관에 따라 이 회의체의 회의 내용을 적극 반영하도록 강제화 돼 있다"면서 "이는 손해보험협회나 생명보험협회 등 다른 금융권 협회에서는 이같은 자문기구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부장단회의의 역할이 커서 중앙회는 지배구조상 왜곡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중앙회가 자체적으로 지방의 지역별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체 지부가 없는 상황에서 지부장단회의가 지역의 회원사 의견을 반영해 회장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 아니면 지부장 개개인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번 차기 중앙회장 선거의 후보 결정 기준에 대해서 규정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추위의 본래 역할이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고, 절차에 따라 서면·면접 평가 등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차기 중앙회장 후보를 단순히 정량적인 수치로만은 평가할 수 없다"며 "제출한 경영계획서를 바탕으로 면접 평가에서 금융 및 업계전반에 대한 이해도 등을 통해 평가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